피피와이 트레일과 오헤오 협곡에서 와이오카 폰드(Waoka Pond)로 넘어왔다. '비너스 풀(Venus Pool)'이라는 별명에 어울리는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자연 수영장이다. 수영하거나 바위에서 다이빙도 하기도 그냥 감상하기도 좋은 곳이다. 하지만 날씨에 따라 때론 많이 위험해지는 곳이기도 하다. 마우이에서 봤던 연못 중에 단연 비주얼 최강이었고 가는 길도 얼핏 인디애나 존스 같은 숨은 보석인 비너스 풀을 소개해본다.
와이오카 연못으로 가는 길. 연못은 꼭꼭 숨어 있다. (자세히 가는 방법은 하단에) 사실 이 길은 '길을 막아 출입 금지를 시키냐 마느냐'하는 문제가 많다고 한다. 왜냐하면 갑작스럽게 생기는 홍수인 플래시 플러드(Flash Flood)로 인한 사고가 하도 많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보통 이곳의 위험성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부주의한 관광객들이 사고를 낸다고 한다.
연못은 하와이 주 소유지만 가는 길은 하나 목장 (Hana Ranch) 소유라, 어릴 때부터 이곳에서 수영해 왔고 여기서 안전하게 있는 법을 잘 아는 마우이 주민들과의 갈등이 아직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올리빈 풀도 그렇고 마우이에 아름다운 곳은 죄다 위험한가!
여기 도착했을 때가 4시쯤이었다. 수영한 후 돌아가는 한 열 명 정도의 사람들과 마주쳤다. 그중 한 아저씨가 우리에게 말했다. 자기가 여기 연못에서 나가는 마지막 사람이니 이 연못은 다 너 네 거라며 재밌게 놀아라고 하였다. 이 자연 속에 우리 밖에 없을 거라니 조금 걱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연못의 고운 색깔을 보니 걱정은 싹 사라졌다.
연못 위쪽. 우리는 운 좋게도 날씨가 좋아서 바위는 거의 다 말라 있고 사이에는 물이 없었다. 덕분에 수영하지 않고도 걸어서 반대편으로 갈 수 있었다. 이곳은 매일마다 컨디션이 달라지니 바위를 잘못짚으면 미끄러져서 크게 다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조심해서 다녀야 한다. 늘 '젖은 돌은 위험하고 마른 돌은 안전하다.'를 명심해야 한다.
"게 누구 없소?"
연못에 있는 물은 초록의 에메랄드 빛인데 바닷물은 새파랗다. 물이 만나는 경계에 있는 검은 바위와 작은 자갈 해변 덕분에 이곳이 더 신비롭게 느껴졌다.
정말 감탄만 나왔던 곳. 남편과 나는 아무 말없이 가만히 앉아 넋 놓고 오랫동안 쳐다보았다. 비주얼 갑 오브 갑. 수영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지금 수영해 버리면 어두울 때 하나로드를 운전해야 해서 감상하는 걸로만 그쳤다.
다이빙 포인트는 왼쪽 바위인 것 같다. 여행 계획하며 여기 연못에서 다이빙하는 사진을 봤는데 모두 다 이 왼쪽 바위에서 하더라. 다이빙도 안전하긴 하지만 가끔씩 밑에 안 보이는 바위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먼저 확인하고 다이빙해야 한다고 들었다.
지금 이렇게 말라 있는 곳이 비만 오면은 물로 다 차버린다. 믿기지 않는다. 앉아서 놀고 있는데 갑자기 거대한 물이 콸콸 쏟아진다면.. 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폭우가 내리면 이로 인해 많은 양의 물이 빠른 속도로 유입되고 물살이 급격하게 세진다. 이것이 바로 플래시 플러드인데, 이때 물에서 수영하고 있다면 순식간에 급류에 그냥 쓸려가 버리기 때문에 정말 위험하다.
플래시 플러드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는 먼저 수영하기 전 물 상태를 미리 체크해야 한다. 물이 불어났거나 물색깔이 갈색이면 절대 들어가면 안 된다. 만약 수영하다가,상류 쪽에서 바람 소리 같은 물소리를 듣는다면 거대한 물이 내려오고 있다는 증거! 즉시 물에서 나와야 한다.
위 동영상은 폭우 때 비너스 풀에서 플래시 플러드가 나타나는 장면이다. 이곳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앉아있던 곳이 순식간에 물로 덮인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이 비너스 풀이 이렇게 위험해지다니 참 자연은 위대하면서도 무섭다.
다시 차로 돌아가는 길에 수영복을 입고 나타난 무리와 마주쳤다. 이곳이 이렇게 예쁠 줄 미리 알았으면 하나에서 1박 계획할 걸 아쉬움이 남는다.
|비너스 풀 / 와이오카 폰드 위치 & 가는 법
먼저 구글 지도에 'Waimoka Pond' 또는 'Venus Pool'이라고 검색한 후 경로 탐색을 한다. 목적지는 바로 사진 속 돌담 근처다. 돌담을 넘어 길을 따라가면 된다. 사실 우리는 여기 도착하고 어떻게 갈지 몰랐다. 다행히도 현지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돌담을 넘어가길래 우리도 따라갔다.
주차는 돌담 근처 길가에 주차하면 되는데 맞은편에는 주택가이기 때문에 주택 앞에만 주차하지 않으면 된다. 여기서부터 연못까지는 10분도 채 안 걸리고 가는 길은 위험하지 않다.
입구로 들어가는 유일한 길이라 이 철봉같이 생긴 것도 통과해야 한다.
사람들이 드나든 흔적이 보이는 이 나무 사이를 지나 조금 더 걸어가면,
나무와 그 옆에는 갈색 화덕 같이 생긴 것이 나온다. 갈색 화덕 오른쪽 편에는 숲이 있고 그 사이에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나있는데 그 길이 바로 비너스 풀로 가는 길! 화덕을 뒤편에도 길이 있다. 우리는 연못을 본 후 이 길로 걸어가는데 풀이 길어서 몸에 부딪히고 길도 좁아서 가다가 다시 차로 돌아갔다.
비너스 풀에 가는 길이 마치 하와이 판 인디애나 존스 같아서 더 재밌었다. 에메랄드 빛 물 색깔과 연못과 바다가 만나는 경계가 너무나도 신비로웠던 비너스 풀. 조금 전 갔다 온 오헤오 협곡과 며칠 전에 갔던 와이아나파나파 주립 공원과 비교하자면, 오헤오와 와이아나파나파는 한눈에 거대한 장관을 볼 수 있는 반면에 비너스 풀은 아담한 규모에다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었고 수영까지도 할 수 있는 곳이라 더 좋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플래시 플러드 때문에 정말 정말 위험한 곳이다. 날씨가 좋지 않다면 가지 않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또한 수영할 계획이라면 플래시 플러드에 대해서 그리고 이를 피하는 방법을 먼저 숙지해야 하고 수영할 때 늘 경계하고 주의를 살펴야 한다. 마우이 숨은 명소라 사람들도 많이 없어 자연을 한껏 즐길 수 있으며 마우이를 여행하며 가본 곳 중에 비주얼 베스트에 드는 곳이라 날씨만 좋다면 무조건 추천하는 곳이다.
다행히 해가 지기 전에 스릴 넘치는 하나 로드를 무사히 빠져나왔다. 우리는 저녁을 먹기 위해 다 키친으로 향했다. 다음 포스트에 계속!
|5일 차 마우이 여행 코스
슬래피 케잌스 - 하나로 가는 길 - 피피와이 트레일 - 오헤오 협곡 - 와이오카 폰드 - 다 키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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