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만 안다는 마우이 숨은 명소 올리빈 풀 (Olivine Pools)! 올리빈 풀은 타이드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물 웅덩이인 타이드 풀 (Tide pool)이다. 예전에 오아후 갔을 적 마카푸 타이드 풀에서 수영 못 해본 것이 한이 되어 이번에 마우이에 가면 꼭 타이드 풀에 가 보자고 했다.
올리빈 풀은 마우이 서북쪽에 위치해 있으며 카팔루아 (Kapalua)에서 차로 약 4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다. 지도상으로 보면 카팔루아에서 라하이나 거리만큼인데 왜 40분이나 걸리지 의아했다. 하지만 직접 도로에 와보니까 왜 그런지 알겠다.
여기는 잘 닦인 길이지만 1차선에 커브길이 많다. 절벽을 따라 길이 나있어서 나 같이 겁 많은 사람에게는 무서운 도로였다. 사진 속에 보이는 풀 바로 뒤로는 낭떠러지며 그 밑으로는 세찬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도로 곳곳에는 산에서 떨어진 낙석 때문에 위험하기도 했다.
저 멀리 보이는 쌍무지개. 날씨가 흐리고 산발적으로 소나기가 내렸던 탓에 무지개를 자주 볼 수 있었다.
내 인생에서 이렇게 크고 긴 무지개는 처음 봤다. 정말 노래 가사에 나오는 '무지개 다리'같다.
구글 지도가 표시한 곳 근처에 오니 주차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이 있었다. 수영복을 들고 갈까 하다 날씨가 안 좋아 그냥 구경만 하자고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오면 두 갈래 길 사이에 '이 표지판 뒤로는 넘어가지 말라'는 경고 표지판과 그 옆에는 추모비가 있다. 추모비에는 올리빈 풀에서 사망한 Steven Espinoza의 가족들이 올리빈 풀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에게 경고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올리빈 풀은 아름답지만 정말 위험한 곳라며. 파도에 휩쓸려서 시체도 못 찾았다고 하는데 읽는 동안 소름이 쫙 돋았다.
바다 쪽에 가깝게 가지 않는 이상 안전하다고 들었고 또 많은 관광객들이 안전하게 이 길을 거쳐갔으니, 젖은 돌에는 가지 말고 멀리서 조심해서 구경하고 가자고 했다. 두 갈래 길에서 올리빈 풀 가는 길은 왼쪽 길이다.
사실 나는 좀 겁쟁이기 때문에 여기 방문하기 전에 올리빈 풀에 대해 조사를 많이 했었다. 날씨가 안 좋을 때 높은 파도가 풀에 들어와 순식간에 휩쓸려가는 사람의 동영상도 봤고, 여기가 많은 사망자를 낸 곳이라고 익히 알고 있었다.
반면에 이곳은 마우이 로컬들이 잘 알고 있는 수영 포인트라고 들었으며 또 파도가 잔잔할 때 위험하지 않게 수영을 잘했다는 사람들의 후기, 동영상을 보았던 터라, 날씨가 좋고 사람들도 수영하고 있으면 수영해야지라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저 추모비를 직접 읽고 눈으로 파도가 몰아치는 걸 눈으로 직접 보고 나니 아무리 아름다운 곳이라 해도 올리빈 풀에 가까이 가거나 수영하고 싶다는 생각은 싹 사라졌다.
이 뒤로 가지 말라는 노란 경고 표지판이 걸리긴 했지만, 사람들의 후기를 읽었던 대로 가는 길 자체는 위험할 건 전혀 없었다.
저기 아래 보이는 물 웅덩이가 올리빈 풀이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내려가지 말까 하다 아래에 잘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이 여럿 보였고 파도가 저기까진 오지 않는 걸 확인해서 우리도 내려가 보기로 했다.
올리빈 풀. 조금 더 가까이서 보니 참 아름답긴 아름답더라. 아까 봤던 커플들도 모두 떠나고 이 넓은 자연 속에서 우리 둘만 남아 있게 되었다. 우리는 무조건 마른 돌 위에서만 돌아다녔고 더욱 조심스럽게 행동했다.
파도가 바위에 부딪칠 때마다 바닷물이 바람을 타고 스프레이처럼 뿌렸다.
군데군데 붉은색 층이 있는 돌. 나칼렐레 블로우홀에서도 이런 비슷한 지형을 볼 수 있다. 마치 외계 행성에 온 느낌이다.
편이 찍어준 내가 좋아하는 사진. 사랑해 남편.
좋은 카메라도 있겠다 삼각대도 있겠다, 남편은 소니알파 인스타그램에 나오는 그런 멋진 파도 사진을 우리도 한번 찍어보자 했다. 남편이 있는 곳은 밑에 바로 바위가 있어서 떨어져도 안전한 곳이지만 나는 저기까지 가는데 무서워서 식겁했다.
카메라가 좋다고 해서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다. 스프레이 같은 물과 바람 때문에 제대로 찍을 수 없었다고 변명하고 싶다.
바람이 너무 세서 머리가 어질어질할 정도였다. 그래도 올리빈 풀을 잘 감상하고 무사히 주차장으로 돌아갔다.
올리빈 풀이 우리의 첫 마우이 여행지라 우리에게 더 감동적으로 느껴졌을 수 있겠지만, 뷰는 멋졌고 여기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위치와 안전상의 이유 때문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곳은 아니다. 나칼렐레 블로우홀을 보러 오면서 여유 시간이 있거나, 또는 올리빈 풀과 바다 쪽에 가까이 가지 않고 수영하지 않으며 마른 돌 위에서만 조심해서 돌아다닌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다. 항상 기억하자. '젖은 돌은 위험하고 마른 돌은 안전한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올리빈 풀의 풍경이 다음 날에 갔던 호오키파 전망대에서 본 풍경과 조금 비슷하다고 느꼈다. 호오키파 전망대는 하나 가는 길목에 파이아(Paia) 근처에 있는 곳인데 여기보다 접근하기 훨씬 더 쉽다.
여하튼 우리는 첫 번째 여행지인 올리빈 풀을 뒤로하고 근처의 마우이 인기 명소인 나칼렐레 블로우홀로 향했다. 다음 포스트에 계속!
|올리빈 풀 위치
|2일 차 마우이 여행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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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이 여행 후기를 한눈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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