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에서 대학시절을 보낸 미국인 친구가 추천해 준 바(bar), 하우스 위드아웃 어 키 (House Without a Key). 열쇠 없는 집이라, 이름이 독특하고 좋다. 레스토랑이자 바인 이곳은 칵테일 한 잔 마시기에도 좋은 맛있는 점심이나 저녁을 먹기에도 좋다.
우리는 칵테일 한 잔 하러 6시 반쯤 이곳으로 왔다. 입구에서 긴 줄을 보고 무척 당황했지만 입구에 서서 손님을 호명하는 직원에게 다가가, 칵테일 마시러 왔는데 줄을 기다려야 하냐고 물어봤다. 알고 보니 긴 줄은 모두 식사를 위한 테이블 줄이었고 우리 같은 칵테일 손님은 조금만 기다린 후 일찍 들어갈 수 있었다.
대략 20분 정도를 기다리고 우리는 들어 왔다. 오늘 하루 종일 비가 왔다 안 왔다를 반복했기 때문에 파라솔이 없는 이곳 야외 테이블은 조금 젖어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앉자마자 공연이 시작되어 불편함은 금세 잊은 채 즐거워졌다.
이 댄서분, 알고보니 유명한 사람이었다. 이 여성 댄서는 돌 두 개를 쥔 채 훌라춤을 췄다. 파라다이스 코브에서 봤던 것이나 로얄 하와이안 센터 무대에서 봤던 신나는 훌라춤이 아니라 감정이 많이 담기고 표현되는 좀 더 예술적인 동작이었다.
남자친구가 시킨 칵테일 Tropical Itch. 오렌지 큐라소와 패션 프룻 쥬스가 들어가 있는 약간 술맛 나는 칵테일.
내가 시킨 Hale Passion. 이 칵테일, 정말 내 인생에서 먹어본 것 중에 최고였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칵테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걸 꼭 마셔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칵테일에는 rum, passion fruit, almond coconut에 light cream이 들어가 있다. 패션 프룻의 달콤함, 아몬드 코코넛과 크림의 달콤한 부드러움까지. 보기에도 맛도 피냐 콜라다 같지만 더욱더 풍미가 있고 부드러운 칵테일이었다.
공연을 잘 보고 있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하와이의 변덕쟁이 날씨가 또 시작이다. 우리가 앉아있던 야외테이블은 파라솔이 없기 때문에 그대로 비를 맞아야 한다. 하지만 비가 조금만 내리고 있어 우리는 앉아 있기로 했다.
야외 테이블에서 바라본 실내 전경. 주로 저녁을 먹는 사람들은 실내 테이블에 있었고, 칵테일을 마시는 사람들은 야외 테이블에 있었다. 비 맞지 않고 음식을 즐기는 그들이 갑자기 부러웠다.
계속 이어지는 공연. 여성 댄서분이 잠시 나가시고 귀여운 트리오 아저씨들의 무대가 이어졌다.
야외 테이블은 바로 해변가 앞이다. 밤이라서 바다가 잘 보이지 않았만 그래도 뷰를 따지면 더 비치 바 (The Beach Bar)보다 조금 더 나은 것 같다. 그리고 내 마음에 쏙 드는 최고의 칵테일을 발견했고 멋진 공연도 보았기 때문에 이곳이 정말 좋다.
이 사진을 찍고 얼마 후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마침 칵테일도 다 마셨을뿐더러 시간도 이르기에 다른 곳에 가자고 했다. 다행이도 House Without a Key가 위치한 호텔로비 곳곳에 공짜 우산이 있어서 우리는 덕분에 비 맞지 않고 호놀룰루 시내를 걸어 다닐 수 있었다. 우리는 3차로 미국식 체인 펍인 야드 하우스 (Yard House)에 갔다. 다음 포스트에 계속!
|House Without a Key 메뉴
|House Without a Key 위치
|7 일차 여행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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