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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후 여행|진주만 - 미국인들이 꼭 들리는 아픈 역사의 장소

Calisol 캘리솔 2016. 2. 28. 13:15

 

하와이 여행 마지막 날 우리는 진주만에 들렸다. 진주만하면 내게 떠오르는 것은 먼저 미국이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는 계기가 된 진주만 공습, 그리고 영화 진주만에서의 멋있는 조쉬 하트넷의 모습이다.

 

하와이여행 계획을 세우면서 미국사람인 남자친구는 진주만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장소이기 때문에 직접 보고 느끼고 싶다고했다. 미국 여행사이트 TripAdvisor에서 오아후 여행지 랭킹 1위라는 사실도 보여주듯이 미국인들의 가슴에 진주만은 어떤것 이상이었다.

 

 

 

 

 

우리는 진주만에서 가장 유명한 USS Arizona Memorial 투어를 중심으로 둘러보기로 계획했다. 우리는 미리 투어 시간을 알아보고 이에 맞춰 도착했다. 매표소 직원이 알려준 투어 장소에 도착하니 마지막 투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없었다. 투어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진주만에 관한 영상을 본 후, 페리를 타고 USS Arizona Memorial에 간다.

 

 

 

 

 

아까 본 영상에서는 일본이 왜 진주만을 공격했는지, 어떻게 공격했는지, 진주만 공습으로 인해 어떤 피해를 입게 되었고 역사적으로 어떤 계기를 가지는지, 그리고 왜 우리가 진주만 공습을 기억해야하는지에 대해 보여주었다.

 

영상을 보며 나는 일제강점기가 연상되며 마음이 짠 하였다. 배를 타려고 나오는데 보니 우리 옆에 일본인 관광객들이 있었다. "저 사람들은 영상을 보며 어떻게 느꼈을까" 생각하는 찰나 미국 십대들이 나를 좀 좋지 않은 시선으로 쳐다보는 기분이 들었다. 혼자만의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내가 일본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듯한 시선이었다.

 

 

 

 

 

진주만 공습 배경을 간략히 설명하자면, 1937년 일본은 중일전쟁을 일으켰을 당시 일본은 빨리 전쟁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길어졌고 군수물자는 점점 떨어져갔다. 이 상황에서 물자 보급이 전쟁의 성패에 달렸기 때문에 일본은 석유가 풍부한 인도차이나 반도로 진주하게 된다. 하지만 필리핀을 점령하고 있던 미국이 이에 격렬이 대항하며 일본에 석유 수출을 금지한다. 석유 수출의 80%를 미국에서 의존하던 일본은 결국 1941년 12월 7일, 3차에 걸쳐 진주만을 공습하였고 미국함대는 초토화되었다.

 

일본은 왜 진주만을 선택했을까? 이유는 미국은 미국본토에서 필리핀으로 한번에 가기 어렵기 때문에 중간에 있는 하와이를 비행기 연료를 보충하는 거점지로 이용했다. 그래서 일본은 미국이 필리핀으로 가지 못하게 진주만을 공습하여 자신이 필리핀을 점령하고 인도차이나반도의 자원을 조달할 목적이었다.

 

 

 

 

 

일본 해군 사령관인 야마모토는 미국 태평양 함대를 초토화시켜서 미국인들의 사기를 꺾고 미국이 굴복하기를 바랬다. 하지만 이 공습으로 미국인들은 격렬한 분노를 일으켰고, 2차 세계대전을 바라보고만 있던 미국이 전쟁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계기가 되면서 야마모토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참고로 루즈벨트 대통령은 다음날인 8일에 일본에 전쟁 선포를 했다.

 

미국인 총 사망자는 군인, 민간인을 포함해 총 2403명이 목숨을 잃었고 1143명이 부상 당했다. 그러나 일본인은 오직 55명만 죽었다고 한다.

 

진주만에 유명한 일화가 하나 있다. 하와이 레이더실에서 레이더 통제실 장교 Kermit Tyler는 이미 전투기를 발견했다. 하지만 그 때가 두번째 출근날이었던 그는, 레이더에 포착된 전투기가 폭탄을 실고 캘리포니아에서 오는 미국 에어 포스 B-17인 줄 알았단다. 그는 "Don't worry about it."이란 명대사를 날리며 준비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

 

 

 

 

 

USS Arizona Memorial은 USS Arizona 함대가 침몰한 자리 위에 세운 기념관이다. 하늘에서 이 기념관을 찍은 모습을 보면 USS Arizona 함대의 실루엣을 볼 수 있다.

 

 

 

 

 

기념관은 침몰한 배 가운데에 만들어졌다. 사람들이 경건한 마음으로 기념관 이곳저곳을 둘러 보고 있다.

 

 

 

 

 

기념관 맨 안쪽으로 가면 대리석으로 만든 커다란 기념판을 볼 수 있다. 1941년 12월 7일, USS Arizona에서 최후를 맞이한 사람들을 기억하기 위해 만든 것인데, 진주만 공습의 총 사망자 2403명 중 1777명이 이곳 애리조나 함대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보트를 운전했던 해군이 나와서 USS Arizona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준다. 이곳을 둘러보며 느꼈던 점이나 궁금했던 점을 다같이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전쟁으로 침몰하게 된 애리조나 함대 위에서 불현듯 세월호 사건이 머리속에 맴돌았다.

 

 

 

 

 

자랑스럽게 펄럭이는 성조기. 투어를 하며 미국이 얼마나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진주만 공습에 대해 알리고 희생된 사람들을 기억하려고 노력하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주의깊게 설명을 듣고 진지하게 질문하며 자신들의 역사에 대해 더 알아가려는 미국인들의 모습을 보며 배울 점도 많았고 부러웠다.

 

 

 

 

 

머릿속에 많은 생각을 하게해준 애리조나 기념관을 떠나며.

 

 

 

 

 

Ford Island로 이어지는 다리. 다리를 따라 위에도 무지개가 떴다. Ford Island에는 USS Oklahoma Memorial, Battleship Missouri Memorial 등이 있다. 여유시간이 있다면 그리고 좀 더 알아보고 싶다면 포드 아일랜드에 들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다시 돌아와 진주만 주변을 구경했다. 남자친구가 먹구름이 끼는걸 보니 곧 비가 올 것 같다고 해서 우리는 서둘러 구경하였다. 이곳 바깥쪽에는 어뢰, 비행기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우리는 비행기 왼쪽으로 큰 배를 발견했다. 알고보니 USS Bowfin Submarine Museum & Park이었다. 입장료가 한 사람당 12달러 정도였고 마감시감이 30분이 채 남지 않아 들어가진 않았다.

 

 

 

 

 

기념품관에 들렀다. 다양한 것들을 많이 팔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귀여웠던 육해공군 곰돌이들.

 

 

 

 

 

기념관에는 재밌는 물건을 많이 팔고 있어서 구경하기 좋았다. 그 중에 진주만 공습 당시 신문도 있었다.

 

 

 

 

 

비싼 귀여운 곰돌이 대신 구입한 돌고래 열쇠고리. 돌고래 덕후에게 안성맞춤인 열쇠고리. 머리를 누르면 눈에서 불빛도 나오고 돌고래 소리도 나온다.

 

 

 

 

아름다운 쌍무지개. 하와이 차 표지판에서도 무지개가 있듯이 하와이에서는 무지개를 쉽게 볼 수 있다. 이 사진을 찍자마자 남자친구 말대로 비가 내리기 시작해 열심히 차로 뛰어갔다. 우리는 호놀룰루에 있는 오노 씨푸드에서 맛있는 포케를 먹고, 하우스 위드아웃 어 키에 가서 인생 칵테일도 만났다. 다음 포스트에 계속.

 

 

 

 

오아후 여행을 한다면 진주만은 꼭 들리는 것을 추천한다. 진주만은 2차 세계대전이라는 큰 틀 아래 간접적으로 우리의 역사와도 관련이 있는 곳이다. 아름다운 오아후의 역사의 한 장소에서, 미국 역사뿐만 아니라 우리 역사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고 또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역사를 어떻게 대하고 끊임없이 기억하려고 하는지 직접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더욱 뜻깊은 하와이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진주만 여행 팁

・ USS Arizona Memorial 투어는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15분 간격으로 진행 되며 총 1시간 15분 정도 걸린다.

・ 입장료, 투어, 주차 모두 무료이다. 무료입장이지만 입구에 들어가서 티켓을 받아야 한다.

・ 가방같은 큰 소지품은 입구 들어가기 전에 사물함에 모두 맡겨야하기 때문에 차에 두고 가는 것이 좋다.

・ USS Bowfin Submarine Museum & Park에는 입장료를 내고 들어갈 수 있다. (이곳은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주만 위치

 

 

 

|7 일 차 여행 코스

 

코올리나 라군에서 스노클링 - 진주만 - 오노 씨푸드 - 하우스 위드아웃 어 키 - 야드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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