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의 11월 23일은 바로 미국의 추수감사절인 땡스기빙 데이 (Thanksgiving Day)였다! 한국의 추석과 유사한 추수감사절은, 크리스마스와 독립기념일과 함께 미국의 가장 큰 명절 중 하나다. 이제 나도 미국에 살고 있고 미국인 가족이 생겼으니 미국 전통을 따라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으며 따뜻한 추수감사절을 보냈다.
전날밤은 미국인 친구들과 어울렸는데 친구들은 날 위해 추수감사절 역사를 설명해 줬다. 추수감사절의 기원은 미국으로 이주한 영국 청교도들이 정착 후 첫가을 수확을 축하하기 위해 잔치를 열었고 이때 원주민들도 초대하여 음식을 함께 나눠 먹었다는데서 유래한다고 한다. 추수감사절은 추수에 감사하는 마음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와의 화합이 담겨있어 더 의미 있다.
추수감사절은 매년 11월 마지막 월요일 전 목요일로 다음날 금요일은 엄청난 폭탄 세일로 유명한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4일 동안 미국인들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고 긴 연휴를 즐긴다. 설날과 추석에 우리나라 고속도로가 막히듯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 시기가 공항이 제일 혼잡하다고 한다.
산호세에 있는 남편 어머니집으로 왔다. 산호세는 따뜻한 곳이라 11월 말인데도 불구하고 한국의 가을처럼 울긋불긋하다. 내게는 처음으로 맞는 미국에서의 11월. 한국에서 추운 11월을 보내다 여기오니 조금은 어색했다.
추수감사절 저녁 전 먹은 간식. 미국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낼 때는 늘 간식이 빠지지 않는다. 이중에 브리치즈가 통째로 들어간 파이와 사과가 정말 맛있었다!
래브라도 리트리버인 새미. 우리를 너무 좋아해서 집에 올 때마다 늘 들떠있는 새미.
남편이 만든 애호박 파마산 치즈 구이. 전통적인 추수감사절 음식은 아니지만 야채가 필요할 것 같아 만들었다. 오븐에 바로 구울 수 있게 집에서 미리 준비해 왔다.
미국 추수감사절 전통음식인 칠면조 구이. 추수감사절에 절대 빠질 수 없는 메뉴다. 어마어마한 크기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우리가 추석 때 송편을 먹는 것처럼 미국 추수감사절 때도 미국인들이 먹는 특별한 음식이 있다. 바로 칠면조 구이, 매쉬드 포테이토, 그레이비소스, 크랜베리 소스, 스터핑 등이다! 고구마와 옥수수도 함께 먹지만 이번 저녁에는 먹지 않았다.
스터핑(Stuffing). 스터핑은 빵과 로즈메리 그리고 각종 양념으로 만든 것으로, 전통적인 요리방법은 스터핑을 칠면조 안에다 넣어 굽는다. 마치 닭 안에 밥을 넣어 삼계탕을 만드는 것처럼! 하지만 요즘은 칠면조 속에 넣지 않고 Crockpot(도기냄비)에 따로 스터핑을 만든다고 한다.
처음으로 먹는 전통 추수감사절 음식! 그레이비소스는 칠면조 구기, 스터핑, 그리고 매쉬드 포테이토에 곁들여 먹는다. 젤리같이 생긴 크랜베리 소스는 그냥 먹기도 하고 칠면조 구이, 스터핑 그리고 비스킷과 함께 먹기도 한다. 빵은 비스킷으로 KFC에 있는 그런 비스킷 빵이다.
우리 부부와 시어머니 그리고 어머니 남자친구 이렇게 4명이서 추수감사절을 함께 보냈다. 이날도 어김없이 어머니는 4인 가족 먹을 음식을 거의 20인분 양으로 만드셨다. 또 남은 음식을 정성스럽게 싸주셔서, 당분간 우리 집 냉장고는 두둑할 것으로 예상된다.
왼쪽의 애플파이와 오른쪽 호박 파이(펌프킨 파이). 호박 파이는 추수감사절에 먹는 디저트다. 호박 파이에는 향이 강한 넛맥(Nutmeg)이 들어가서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남편 말로는 거의 모든 미국인들은 어릴 때부터 늘 먹던 것이라 정말 좋아한다고 한다. 미국 스타벅스에서 파는 펌프킨 스파이스 라테 인기만 봐도 알 수 있다. 가을이 되면 팔기 시작하는 호박 파이 맛이 나는 라떼 음료로 미국인들에게 인기가 정말 많다.
호박 파이는 생크림을 위에 듬뿍 얹어 먹고, 애플파이는 살짝 데워서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함께 먹으면 꿀맛. 디저트까지 배부르게 먹고 가족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낸 후, 우리는 소화도 시킬 겸 쇼핑도 할 겸 Macy's로 갔다.
샌프란시스코 근교 서니베일의 Macy's (메이시스 백화점) (2023년 업데이트: 현재는 문을 닫고 그 자리에 건물이 들어서고 있는 중이다!) 모습. 다음날이 블랙 프라이데이지만 대부분의 소매점들은 추수감사절 목요일 오후부터 시작해 일요일까지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을 실시한다.
2층 밖에 되지 않는 정말 작은 매장이라 평소에는 사람이 없지만 이날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물건은 바닥에 뒹굴고 있고, 계산대마다는 긴 줄이 있었다. 와... 근교 매장이 이 정도인데 도시 안에 있는 백화점이나 소매점들은 어떨까 충분히 상상할 수 있었다.
우리가 산 물건들. 남편이 늘 사고 싶어 했던 크리스털 양주병 세트를 포함해 마사 스튜어트의 컬린더와 나무도마 세트. 칵테일 파티에 갈 때 끼려고 산 지방시 귀걸이와 Charter's Club 귀걸이 목걸이 세트. 그리고 이번에 집들이 파티할 때 쓸 유니콘 뿔 모자를 구매했다. 이 모든 걸 택스 포함 100달러에 샀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이렇게 한번 사보니까 쇼핑할 맛이 나긴 나더라.
목요일도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다음날 블랙 프라이데이에는 도저히 쇼핑하기 어지러울 것 같아 이틀 후 토요일에 아울렛 쇼핑하기로 했다. 주차 전쟁을 치르고 수많은 인파 속에 쇼핑했던 샌프란시스코 프리미엄 아울렛은 다음 포스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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