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 부모님은 최근 Prosper 도시의 한 동네에 새로 집을 지으셨다. 이 동네는 우리나라로 따지면 신도시 주택버전이라고 볼 수 있는데 도시 외곽의 넓은 땅에 지은 하나의 주택 단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Prosper에는 이러한 주택 단지가 여러 군데 있으며 여전히 많은 집이 새로 만들어지는 중이다.
이곳 집들의 특징은 하나같이 크다. 텍사스는 모든 것이 다 크다지만, 이게 집인가 싶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게다가 주택들 대부분 최근에 지어진 것이라 인테리어가 세련됐다. 이곳 이웃주민들은 보통 은퇴한 부부 아니면 아이를 둔 가족이 많다고 한다.
이 동네는 정말 외국 같은 곳이었다. 정말 동양인이 많이 사는 샌프란시스코와 다르게, 이 동네는 여유 있는 백인들이 사는 백인 사회기 때문이다. 근처를 둘러보아도 식당에 가도 동양인은 내가 유일했으니 말이다.
집 내부를 살짝 둘러보자. 나는 집 외관에서 한 번 놀라고, 들어와서 두 번 놀랐다. 처음 한 말은 "와... 진.짜.크.다!"이렇게 큰 가정집은 처음 와 본다. 천장도 매우 높아서 더 넓어 보였다.
여기는 총 방 5개에 화장실 5개가 있다. 부모님은 다른 식구가 머물 것을 고려해 각 방마다 화장실이 있도록 설계하셨다고 한다.
우리는 2층에 있는 한 방에서 지냈다. 밑으로 내려가면 메인 거실이 있고, 왼쪽으로 가면 2층 거실 이 또 나온다. 아쉽게도 각 방 사진과 2층 사진 찍는 것을 깜박했다.
다이닝 룸. 부모님께서는 아직 원래 집인 시카고에 살고 계시고 집 짓는 일 때문에 시카고에서 여기로 왔다 갔다 하신다. 제대로 생활하는 곳이 아니라 아직 집에 물건이 잘 없다.
다이닝 룸에서 보이는 거실과 주방. 거실엔 티비가 2개나 있다. 저기 보이는 티비 앞에도 소파가 있는데 그곳에는 강아지들이 산다. 나보다 좋은데 살아서 부럽다.
나보다 잘 사는 이 아이의 이름은 'Pepper'. 안녕 후추
나는 오른쪽 무늬가 있는 의자가 너무 예뻤다. 의자 뒤로 보이는 곳은 뒷마당이다. 사진상으로는 보이진 않지만 이 뒷마당도 동네 사람 다 불러서 잔치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넓었다.
티비와 2층 올라가는 계단. 여기는 집이든 물건이든 모든 것이 다 크다. 나는 정말 티비 크기에 욕심이 없었는데, 저 티비를 사용해보고 나니 티비 크기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단순히 예쁜 주방 인테리어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양념통 담는 곳이다!! 이거슨 신세계! 또한 가스레인지가 있는 벽에 수도꼭지를 따로 설치하여 냄비에 물을 담으러 싱크대에 가져갈 수고를 덜어주었다.
냉장고, 오븐, 전자레인지 등 다 빌트인으로 되어 있어서 주방이 더 세련되고 깔끔하게 보인다
키친 아일랜드에 앉은 남자친구. 우리는 이곳에서 새어머니께서 주시는 건강한 아침을 먹었다. 이 집에 며칠 살다 보니 정말 돈 열심히 벌어서 큰 집에 이사 가고 싶은 욕심이 커졌다. 나는 큰 집보다는 작은 집에서 오손도손하게 지내는 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지내보니 큰 집이 좋긴 좋더라.. 여기서 머물다 우리 집으로 돌아갔을 때 정말 작게 느껴졌다. 하지만 홈 스윗 홈. 우리 집이 제일 최고다!
집 앞 전경. 이곳 날씨는 따뜻하고 습도가 낮아서 좋다.
이웃집들. 동네를 산책하며 천천히 둘러보았다. 모델하우스 같은 곳에 가서 인테리어 구경도 했다. 산책을 마치고 우리는 저녁식사를 위해 근처에 사시는 조부모님 댁에 갔다
부모님 댁에 도착하니, 오랜만에 만난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우리를 환대해 주셨다. 할아버지는 나에게 보여줄 것이 있다면서 무엇을 가져오셨는데 그건 바로 평화의 사도 메달과 증서였다!
남자친구 할아버지께서는 한국전쟁에 참전하신 베테랑으로 이번에 한국 정부로부터 받았다며 자랑하셨다. 이걸 보니 우리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 우리 외할아버지도 백마고지 전투에서 활약을 하신 국가유공자셨는데, 혹시 전쟁에서 두 분이 마주친 적은 없었을까라고 막연한 상상을 하니 문득 외할아버지가 그리워졌다.
메달과 함께 평화의 사도 증서도 받으셨다. 한국전쟁에 참전하셨기 때문에 할아버지는 한국에 대한 관심도 특별하다.
할아버지 젊은 시절 한국에 계셨던 모습. 지금 한국에 오신다면 너무나도 바뀌어버린 한국의 모습을 보고 놀라실 것 같다.
남자친구 새어머니께서는 할머니댁에 직접 만든 음식을 들고 오셨다! 저녁식사 메뉴는 카르니타스 타코! 돼지고기를 넣은 타코다.
무엇이라도 돕고 싶었던 나는 테이블을 세팅하고 또띠아를 구웠다. 또띠아를 굽는 동안 새어머니와 더 친해지기 위해 음식 레시피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며 얘기를 나눴다.
타코가 너무 맛있어서 많이 먹어버렸다. 할아버지의 썰렁한 유머를 들으며, 도란도란 이야기하면서 저녁식사를 즐겼다. 식사가 끝난 후 남자친구, 아버지와 할아버지께서는 직접 테이블 정리를 하셨다. 집안일이라면 손가락 까딱도 안 하시는 가부장적인 우리 아버지와 할아버지와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 모습을 보면서 너무 부러웠다.
조부모님 댁에서 남자친구 어릴 적 사진도 보고 할머니, 할아버지와 많은 이야기도 나누면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동시에 한국에 있는 우리 사랑하는 가족도 너무나도 보고 싶었던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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