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친구 부모님의 새 집을 구경한 후 부모님께서는 동네 구경을 시켜주시겠다고 하셨다. 우리는 최종 목적지인 모델하우스까지 동네구경을 하며 천천히 걸어갔다. 텍사스 Prosper에 있는 이 동네는 새로운 집이 많이 들어서는 중이라 곳곳에 공사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공사 인부들은 보통 멕시코나 다른 남미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지만 이곳 주민들은 주로 백인이라는 점이 대조적이었다.
당시 10월 중반이라 집 곳곳에는 할로윈 장식으로 꾸며 놓았었다. 그중 가장 귀여웠던 해골 무덤!
부모님이 사시는 주택단지 내에서 제일 큰 집이라고 하셨다. 부모님 집 규모도 어마어마했는데 이 집은 부모님 집보다 외관상 3배는 더 커 보인다. 안에는 얼마나 웅장할까? 밥 먹자고 부르려면 직접 부르는 대신 전화로 해야 할 것 같다.
동네 안에는 군데군데 호수와 분수가 있었다.
호수 앞에 있던 집. 아직 공사 중이었다. 이런 큰집을 보며 "이 집에 살려면 유지비가 정말 장난 아니겠다."" 에너지 낭비 많이 하겠다." "보통 4-5명의 한 가족이 살 건데 왜 이렇게 집을 크게 짓는 걸까? 청소는 누가 하지?" 등등 나와는 상관없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동시에 부러워하며 지나갔다.
텍사스 주기와 미국 국기가 펄럭인다. 미국에서 각 주는 독립적이기 때문에 주기가 따로 있다. 보통 미국에서는 주기와 국기가 같이 걸려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우리는 동네 안에 있는 모델하우스(미국식으로는 모델홈 model home이라 부른다)에 들어왔다. 미국의 모델하우스는 처음이었다. 여기는 카메라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설명해주는 사람이나 지키는 사람이 따로 없고, 누구든 쉽게 들어올 수 있다.
이곳은 Breakfast Nook. Breakfast Nook은 작은 다이닝룸을 말한다. 모델 하우스답게 인테리어를 사소한 것까지 너무 잘해 놓아서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키친 아일랜드 (미국식으로는 카운터탑 countertop이라 부른다). 보통 키친 아일랜드는 직사각형인데 이것은 굴곡이 있어 더 고급스러워 보였다. 왼쪽에는 모델하우스와 관련된 책자와 포트폴리오, 명함이 놓여 있었다.
거실과 주방. 전체적으로 톤이 다운된 민트와 베이지 색으로 꾸며져 있고 가운데 벨벳 느낌의 파란색 카우치로 포인트를 주었다. 키친 아일랜드 위 조명과 찬장(캐비넷)의 무늬가 잘 어울린다. 미국집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보통 간접조명이기 때문에 천장 램프가 많다. 그래서 거실을 보면 샹들리에 말고도 램프가 3개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베이지와 브라운톤으로 꾸며 놓은 마스터 베드룸(안방). 개인적으로 샹들리에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적당히 화려하면서도 빈티지하고 세련되었다. 보통 마스터룸 인테리어를 보면 침대를 중심으로 양 옆에 각각 똑같은 서랍장(nightstand)과 램프를 배치한다.
마스터 베드룸 화장실. 가운데 욕조를 중심으로 양옆에는 샤워실, 변기를 벽으로 구분해 놓았다. 샤워실/욕조, 변기가 구분되지 않고 한 곳에 있는 것보다 이렇게 구분되어 있는 화장실을 선호한다. 왜냐하면 보통 안방에는 커플이 쓰는데 만약 화장실이 구분되어 있지 않다면, 한 사람이 변기를 사용할 때는 다른 사람이 화장실 자체를 쓰기 힘들기 때문에 커플 간의 최소한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주는 이런 구조를 선호한다. 욕조는 작지만 정원을 바라볼 수 있어서 좋다.
마스터 베드룸의 드레스룸. 커다란 드레스룸은 여자들이 원하는 것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나도 그중 하나. 옷, 구두, 액세서리들이 꽉 찬 나만의 드레스룸에서 거울을 보며 오늘은 무엇을 입을지 행복한 고민을 해보고 싶다.
이 집도 부모님 집과 마찬가지로 방이 총 5개가 있다. 그중에서 내가 제일 마음에 들었던 방은 이곳. 안방과 마찬가지로 이 방도 1층에 위치해 있었는데, 전체적인 블루톤에 세련되고 모던한 화이트 앤틱 가구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작은 키친 캐비넷. 보통 미국집에선 부엌 외에 이렇게 그릇이나 잔을 장식하거나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만드는데, 부엌과 동일한 캐비넷을 사용하여 통일감을 준다고 한다.
다이닝룸. 아니 이 집은 식탁이 세 개나 있다니!
이곳은 홈 바. 위에는 와인이나 술을 넣을 수 있는 와인 랙이, 밑에는 와인 냉장고와 수납장이 있다. 와인 담는 디캔터와 칵테일 쉐이커도 보인다. 그리고 가운데 보이는 치즈는 진짜 치즈였다! 랙에 있는 와인도 모두 술이 들어있는 진짜 와인이라서 현실감을 더 해주었다.
1층 구경을 마친 우리는 나선형 계단을 통해 2층에 올라갔다.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이렇게 생긴 계단으로 내려오는 장면을 미드나 영화 속 어디선가 본 것만 같다.
2층으로 올라오면 티비와 소파가 놓인 작은 거실과 포켓볼 당구대와 간이 바가 있는 게임 룸이 있다.
당구대 옆 간이 바. 여기서 산다면 친구들이랑 맥주 마시면서 포켓볼도 치고 매일 파티하고 싶을 것만 같다.
2층에서 바라본 거실.
2층의 한 방. 이곳은 주제가 테니스다. 소품, 사진, 이불도 테니스를 연상시킨다. 이 옆방에는 벽부터 소품까지 분홍색으로 된 방이 있었는데 사진을 못 찍어 아쉽다.
모델하우스를 다 구경하고 밖으로 나오니 예쁜 분홍색 풀이 우리를 반겨준다.
집으로 가면서 만난 개. 넌 넓은 마당에 사니 좋겠구나.
모델하우스에는 실제 소품을 하나하나 사용하여 현실감을 더 해 주었기에 실제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는 가정집을 구경한 느낌이 들었다. 그동안 나는 익숙한 한국식 아파트 구조만 보다가 이렇게 넓고 독립적이고 개성 있는 미국식 집 구조를 둘러보는 건 신선한 경험이었다. 은근히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나는 다른 나라의 가정집을 방문할 때면 집 인테리어를 눈여겨보곤 한다. 인테리어에는 그 사람의 취향을 포함해 넓게는 그 나라의 생활방식도 녹아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집 인테리어를 보는 것은 또 다른 여행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나만의 커다란 드레스룸을 가지는 상상을 하며 이번 포스트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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