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IN AMERICA/MEXICO

칸쿤 여행|미국인 친구의 결혼식 - 멕시코 데스티네이션 웨딩

Calisol 2023. 2. 14. 03:17

 

우리 남편(당시 남자친구)의 친한 고등학교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친구 L과 예비 신랑은 엘에이 근교에 살고 있는데 결혼식을 멕시코에서 했는데, 칸쿤 근교에 있는 올인클루시브 리조트 Dreams Riviera Cancun Resort & Spa에 열렸다. 스몰웨딩처럼 친한 가족들과 친구들만 참석한 소규모의 결혼식이었다.

 

친구들과 같은 리조트에 머물며 재밌는 시간도 보내고, 말로만 들어봤던 데스티네이션 웨딩에 참석해 보고, 아주 재밌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국적이고 아름다웠던 미국인 친구의 멕시코 결혼식 이야기를 풀어본다.

 

 

 

 

 

 

전날밤 작은 결혼식 전날 파티가 열렸고 이날은 결혼식 본식이 시작되었다. 결혼식 장소에 오니 친구와 약혼자는 근처 바닷가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었다. 미국에서는 우리나라 처럼 미리 웨딩드레스를 입고 웨딩 촬영을 하지 않고, 결혼식 당일에 결혼식에 입을 웨딩드레스를 입고 촬영하는 게 끝이다. 한국으로 치면 웨딩 촬영은 하지 않고 본식 촬영만 하는 셈.

 

 

 

 

 

웨딩 촬영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서로 대화하고 있는 남편과 신부 아버님. 아버님 입담은 정말 장난 아니라 대화할 때마다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결혼식 세리머니 시작 한참 전이라 아직 하객들은 서 있었다. 결혼식에는 드레스 코드가 없는 데다, 멕시코 휴양지에서 하는 결혼이라 그런지 포멀 한 의상보다는 캐주얼하게 입은 하객들이 많았다. 

 

 

 

 

 

결혼식 장소는 수영장 바로 옆에 있는 가제보에서 열렸다. 오픈된 장소라 지나가는 사람들, 수영하는 사람들, 식사하고 있는 사람들 등 구경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결혼식 예식이 시작했다. 맨 왼쪽에는 신랑 그리고 옆에는 그룸스멘(groomsmen)이 서서 브라이즈메이드(bridesmaids)와 주인공인 신부를 기다리고 있다.

 

 

 

 

 

브라이즈메이드가 한 명씩 나타났다. 

 

 

 

 

 

반지를 들고 가는 귀여운 링 베어러(ring bearer). 그룸스멘 중 한 명의 아들이었는데, 멋있게 차려입고 쿠션 위에 반지를 올려 걸어가고 있다. 재밌는 사실은 Ring Bearer가 들고 가는 반지는 보통 가짜라고 한다. 어린아이가 들고 가다 소중한 반지를 잃어버릴 수도 있어서 진짜 반지는 따로 챙겨 놓는다고 한다.

 

 

 

 

 

브라이즈메이드들도 모두 도착해 신부를 기다리고 있다.

 

결혼식 컬러는 베이지. 여기에 알록달록 강렬한 색의 부케와 머리 장식의 조화가 너무나도 아름답다. 트로피컬 한 색은 멕시코 휴양지에서 하는 결혼식답게 너무 잘 어울렸다.

 

 

 

 

 

아버님과 팔짱 끼며 걸어오는 신부! 너무 아름답다! 

 

 

 

 

멕시코 칸쿤 미국인 결혼식 데스티네이션 웨딩

 

결혼식 세레머니는 짧고 간단하게 진행되었다. 주례의 짧은 말씀이 있었고, 반지를 교환하고 신랑 신부 각자 축사를 했다. 신부가 떨리는 모습으로 이야기할때는 이 모습을 지켜보는 신부 친구들도 한 두 명씩 눈물을 흘렸는데, 나도 괜히 감정이입이 되어 눈물이 났다.  

 

 

 

 

 

결혼식 세레머니의 마지막으로 unity water ceremony가 진행되었다. 신랑 신부는 각각 물병을 하나씩 들고, 빈 물병에 물을 채워 넣는 세레머니인데, 2개의 물병이 하나가 되는 것이 2명 커플의 인생이 하나로 결합되는 걸 상징한다.

 

 

 

 

 

결혼식이 끝났다. 하객들에게 샴페인을 건네는 웨이터. 

 

 

 

 

 

우리 커플도 가제보 앞에서 사진을 남겼다. 7년 전이라 지금 보니 내 스타일이 좀 촌스러워 보이긴 하지만 소중한 추억. 사진 찍는 게 취미인 신부 아버님이 잘 찍어주셔서 고마웠다. 

 

 

 

 

 

남편이 제일 친했던 고등학교 무리는 이 언니들 A와 K, 신부 L과 다른 남자 1명이다. 솔직히 남편이랑 연애할 때, 남편의 가장 친한 고등학교 친구들이 여자들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내 반응은 "어...? 아무리 가족끼리도 서로 다 아는 사이라지만 어떻게 남녀가 '가장 친한' 친구가 될 수 있지?".

 

여중 여고를 나왔고 당시 나이도 어렸고 또 내 주위에 친한 남사친이 있는 친구들도 드물어서 솔직히 이해하긴 힘들었다. 그저 "참 신기하네, 그런가보다"하고 지내다 나도 나이가 들면서 여러 다양한 경험도 많이 쌓고 남녀끼리도 좋은 친한 친구가 될 수 있단걸 알게되었고 또 엘에이에서 남편 친구들을 직접 만나보니 이해가가더라. 이 언니들 사람 자체가 너무 착하고 좋았다. 성격을 보니 서로 왜 친했는지 알겠더라. 여하튼 이번 결혼식을 계기로 또 만나니 너무 반가웠고 언니들이랑 더 친해진거 같아 좋았다. 언니들 남편분들도 모두 좋아서 커플끼리 같이 노니 더 재밌었고 말이다! 

 

 

 

 

 

결혼식 세레모니가 끝나면 칵테일 아워 (Cocktail Hour)라고 가벼운 파티가 시작되었다. 칵테일 아워 때는 보통 테이블에 서서 술과 스낵을 먹는다. 보통 웨이터들이 음식을 트레이에 들고 돌아다니는데, 이 결혼식에서는 뷔페 스테이션을 따로 만들어 놓아서 하객이 알아서 가져가게 만들어 놨다. 멕시코에 왔으니 제대로 된 마가리타를 맛볼 수 있어서 좋다. 

 

 

 

 

 

마리아치 (Mariachi) 밴드. 멕시코 민속 음악을 연주하며 라이브 음악을 선사하는 밴드다. 티비에서만 보던 모습이 내 앞에 있어서 신기했고 흥겨운 음악은 파티를 더 즐겁게 해 주었다.

 

 

 

 

 

뭔가 진지한 얘기하고 있는 듯한 남편과 친구. 칵테일 아워는 해가 어둑해질 때까지 계속되었다.

 

 

 

 

 

이제 본격적인 피로연(리셉션 / reception) 시작! 방명록을 멕시코 지도로 만들어서 신선했다. 여기에 축하의 말과 이름을 써넣었다. 박스에 담긴 거대한 츄파춥스같이 생긴 건 하객 선물이다. 마라카스(maracas)라는 라틴 아메리카 음악에 빠질 수 없는 악기인데, 신랑 신부의 이름과 결혼식 날짜가 쓰여있다.

 

 

 

 

 

리셉션 테이블 세팅 모습. 세레머니 때 봤던 같은 꽃이 장식되어 있다. 하객 선물이 테이블마다 놓여 있어서 굳이 들고 오지 않아도 되었다. 

 

 

 

 

 

신랑 신부의 춤이 시작되고!!

 

 

 

 

 

디너는 뷔페식으로 되어있었다.

 

 

 

 

 

음식은 멕시코 음식이 대부분이었고 모두 맛있었다!

 

 

 

 

멕시코 칸쿤 미국인 결혼식 케이크 커팅식

 

케이크 커팅식. 케이크에는 티슈페이퍼로 만든 멕시코 전통 장식인 파펠 피카도 (papel picado)가 귀엽게 올려져 있었다. 그리고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케이크 커팅 이후에 가족들과 친구들의 토스트가 이어졌다.

 

 

 

 

 

디너가 끝나고 본격적인 댄스 타임이 시작되었다.

 

 

 

 

 

음식이 있는 자리 앞에는 시가 만드는 사람이 왔다. 하객들을 위해 시가를 직접 만들어 주고 시가 피우는 방법을 알려줬다. 시가를 이렇게 직접 만드는 것을 처음 봐서 신기했다.

 

 

 

 

 

난생처음 시가를 펴 봤다! 부피가 커서 입에 물기에 부담스러웠고 맛도 매우 썼다. 하지만 시가를 피우니 뭔가 영화 속 거물급 인사가 된 느낌이었다.

 

 

 

 

 

시가는 시가 전용 커터를 사용해 자르면서 피운다. 이걸 볼 때마다 드라마에서 카르텔이 배신자 손가락 자르는 장면이 생각난다.

 

 

맛있는 음식과 술을 마시고,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고 오랫동안 못 본 친구들과도 만나고, 흥겨운 노래에 맞춰 춤도 추다 보니 깊은 밤이 되어서야 결혼식은 끝이 났다. 

 

 

 

 

내가 참석해 본 두 번째 미국 결혼식이자 첫 번째 멕시코 데스티네이션 웨딩은 너무 신기하고 재밌었다. 특히나 친구 결혼식 당시에는 학생때라 한국 친구 결혼식에 1번 간게 고작이었는데, 멕시코에서의 결혼식이라니!! 남편 덕분에 그토록 가보고 싶던 칸쿤도 가보고, 올인클루시브 리조트에서도 지내보고, 이색적인 결혼식에도 참석해 보고, 시가도 펴보고 말이다. 여행 경험과 결혼식 경험도 더욱 풍부해진 지금에 와서도 잊지 못하는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준 친구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이 결혼식을 다녀온 후로 데스티네이션 웨딩에 대한 로망이 더욱 커졌었다. 좋아하는 가족과 친구들만 초대해서 이국적인 곳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것. 국제커플이자 여행을 좋아하는 우리에게 딱인 결혼식인 것만 같았다. (결국 우리는 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결혼식 다음 날은 우리의 올인클루시브에서의 마지막 날이었다. 플랴야 델 카르멘에 있는 쇼핑센터에 다녀온 후, 새신랑신부를 포함한 남편의 고등학교 친구들과 마지막 날을 마무리했다. 다음 포스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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