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굴을 싫어했다. 예전에 엄마가 초장에 생굴을 찍어 줬었는데 그 물컹물컹한 느낌과 비린맛이 싫었고 요리한 굴도 내겐 별로였다. 하지만 미국 처음 왔을 때, 샌프란에 있는 'Wayfare Tavern' 레스토랑에 미국인 친구들과 함께 갔던 적이 있다. 그중 미식가 입맛을 자랑하는 한 친구가 이 'phenomenal'한 생굴을 왜 못 먹느냐며 한번 먹어보라 권유했었다. 친구의 압박에 못 이겨 굴을 먹어보았고 그때 나는 신세계의 맛을 경험했다. 이후로 생굴에 푹 빠지게 됐다.
샌프란시스코 유명 여행지인 페리 빌딩 내에 있는 호그 아일랜드 오이스터(Hog Island Oyster Co.)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레스토랑 중 하나다. 깔끔한 분위기에 신선하고 다양한 종류의 오이스터와 해산물 요리를 제공하며 갈 때마다 직원들이 친절하다고 느꼈다.
페리 빌딩 가운데 있는 정문으로 쭉 들어오면 선착장을 볼 수 있다. 여기서 왼쪽으로 가면 호그 아일랜드 오이스터를 찾을 수 있다. 내가 갔을 때는 밤이라 페리 빌딩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닫고 이렇게 테라스를 통한 입구만 열어 놨었다.
밤 8시 쯤 풍경.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해산물 요리를 즐기고 있다.
Welcome to Hog Island! 건물 안 입구로 들어가면 바로 보이는 풍경. 앞에 신선한 굴들을 깔아 놓고 직원들이 열심히 굴을 까고 있다. 신기한 것은 횟집처럼 해산물 냄새가 나지 않는다.
테이블도 많지만 바도 많아서 직원들이 일하는 것을 보면서 먹을 수 있다.
우리는 이 바에 앉았다. 지난번에 왔을 때도 여기 앉았는데, 우리는 바에 앉는 것이 좋다. 일단 바에 자리가 있다면 입구에서 웨이팅 하지 않아도 되고, 직원들도 빨리 부를 수 있어서다. 보통 미국 레스토랑에서 주문하고 싶으면 담당 직원이 올 때까지 기다리거나, 직원이 지나갈 때 눈을 마주쳐 신호를 보내야 한다. 빠릿빠릿 잘 챙겨주는 직원이면 괜찮지만 보통 직원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느긋히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바에 앉으면 담당 직원이 바로 앞에서 일하기 때문에 눈을 마주치기 쉬워 주문하기가 수월하다. 앉아 있는 동안 다양한 칵테일을 만드는 직원들의 솜씨를 보는 건 덤.
오이스터, 음식, 음료 메뉴.
주문을 하면, 빵을 원하냐고 묻는다. 당연하지! 그리고 오이스터를 시키면 칵테일소스도 원하냐 묻는데. 당연하지! 칵테일소스는 굴과 환상궁합이니까!
식전 빵으로 우리가 사랑하는 사워도우랑 신선한 버터가, 그리고 오이스터를 위한 Horse radish와 칵테일소스가 나온다. 우리는 목이 말라 시원한 맥주를 시켰다. 왼쪽은 Hefeweizen Bavarian Wheat이고 오른쪽은 Scrimshaw Pils이다. Hefeweizen은 밀 맥주이다. 난 약간 달달한 필스너나 라거를 좋아해서 필스너인 Scrimshaw Pils가 좋았다. 가격은 둘 다 7달러 (맥주는 모두 7달러).
우리가 시킨 Oyster Bar Mix. 굴이라고 해서 다 같은 굴이 아니다! 굴 서식지에 따라 모양도 식감도 맛도 다르다! 우리는 골고루 먹어보기 위해 믹스로 시켰다. 이날은 2쌍씩 Redwood Curtain Kumamoto, Frye Cove, Kodomo, Blue Pool, Hog Island Cliffside, Peter Point 이렇게 나왔다. 가격은 12개(dozen)에 36달러. 안에 있는 소스 이름을 잊어버렸지만, 칵테일소스와는 다른 오일리한 소스에 야채가 들어가 있는데 맛있다. 그렇지만 나는 칵테일소스가 더 좋다.
칵테일소스와 horse radish랑 함께. 홀스 래디쉬는 주로 스테이크나 굴에 곁들여 먹는데, 서양식 고추냉이라고 생각하면 편할듯하다.
오이스터를 먹는 방식은 따로 있다. 다 먹은 굴은 이렇게 덮어두면서 먹는 것!
우리를 담당했던 직원. 친절하고 무엇보다 잘 챙겨줘서 좋았다.
칵테일 장식하는 것들. 과일 껍질도 즉석에서 직접 깎아 장식한다. 옆에 신선한 로즈마리, 민트, 올리브 등이 있다.
배가 그리 고프지 않아 시킬까 말까 하다 시켜버린 Rustic Seafood Stew. 지난번에 왔을 때도 먹어본 것이라 다른 걸 시킬까 하다 그때의 황홀했던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시켰다. 해산물이 들어간 토마토 수프인데, 짜거나 기름지지 않은 담백한 맛이다. 식감 좋은 토마토와 흰 살 생선, 새우, 오징어, 홍합, 모시조개 등 다양한 해산물이 들어가고, 구운 빵이 함께 나오는데 찍어 먹으면 정말 맛있다. 가격은 20달러.
맛있게 먹고 페리 빌딩 밖으로 나오는데 야경이 너무 예쁘다. 반도에 위치한 지역 특성상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신선하고 훌륭한 해산물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호그 아일랜드는 샌프란시스코 내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해산물 레스토랑이다. 편안하고 좋은 분위기 아래서 다양하고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맛보며 샌프란시스코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워낙 인기 많은 곳이라 예약을 하고 가거나 피크 시간대를 피하는 걸 추천한다!
|호그 아일랜드 위치 & 정보
호그 아일랜드에 가는 법은 너무 쉽다. 엠바커데로(Embacadero)역에서 내려 마켓스트릿 (Market St)을 따라 쭉 가면 된다. 바트역에서 나오자마자 방향이 헷갈리면 위를 보면 된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예쁜 빌딩이 바로 페리빌딩이 있어서 찾기 너무 쉽다!
페리빌딩 내부 지도. 호그 아일랜드는 페리빌딩 정문과 가까워 찾기가 쉽다. 페리 빌딩은 마켓과 맛집이 모여있다. 대표적으로는 Blue Bottle Coffe, 맛있는 수제햄버거를 파는 'Gott's Roadside, 그리고 샌프란시스코의 명물인 사워도우(Sour Dough)를 파는 Acme Bread 등 유명 맛집이 많으니, 샌프란시스코를 여행한다면 페리 필딩을 들려보는걸 강력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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