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이자 발렌타인 기념으로 오랜만에 좋은 식당에서 데이트 나잇을 했다. 미슐랭 1스타 포르투갈 레스토랑인 아데가(Adega). 미국에서 처음이자 유일하게 미슐랭 스타를 받은 포르투갈 식당이다.
우리는 9시에 예약했었다. 우리가 마지막 손님이었고 옆에는 4팀이 있었다. 메인 요리를 먹을 때는 1팀만 남아 있어서 마치 레스토랑을 빌린것 처럼 프라이빗하게 먹을 수 있었다.
오늘의 코스 메뉴. 발렌타인 데이 기간에만 맛볼 수 있는 쉐프의 스페셜 메뉴로 총 7 코스가 나온다. 메뉴는 미리 알 수 없고 식당에 직접 가서야 어떤 메뉴가 나올지 알 수 있었기 때문에 오는 동안 너무 궁금했었다. 다행히도 전반적으로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이라 기대가 되었다. 매일 뭐 먹을지 고민과 선택의 연속인데 오랜만에 주는대로 먹으니 너무 좋았다.
식전빵과 올리브, 그리고 버터와 후무스. 모두 맛있었다! 우리는 이날 아이 친구 생일 파티에 갔다가 저녁도 못먹고 육퇴를 한후 준비하고 바로 온터라 무지 피곤하고 배고픈 상태였다. 그래도 오랜만에 좋은 식당에 왔으니 여유롭게 즐기면서 먹어야지 했지만, 빵과 올리브가 나오자마자 허겁지겁 먹어버렸다. 휴.
모히또 느낌의 칵테일. 상큼한게 먹고 싶어서 시켜보았는데 좋았다. 민트뿐만 아니라 고수도 들어가서 특이하고 맛있었다.
Sardinha
3가지 방식으로 맛볼 수 있는 청어 요리가 처음으로 나왔다. 맨 오른쪽부터 순서대로 맛보라 하였다. 무스 형태로 만든 건데 좋게말하면 청어의 향이 아주 가득했고 나쁘게 말하면 비린내를 맛보는 느낌이랄까. 아주 특이했다. 가운데는 비스킷에 청어 파테와 캐비어를 담은건데 파테를 좋아해서 맛있었다. 강력한 비주얼은 맨 왼쪽 요리가 제일 맛있었다. 생선 모양의 접시를 들어서 한입에 먹는거였는데 살짝 구운 청어살과 세 가지 소스였다.
Salada de Lavagante
랍스터 구이와 샐러드 그리고 패션 프루트와 고추. 탱글탱글한 간이 잘된 랍스터에 샐러드와 소스의 조합은 최고였다. 나오자마자 바로 해치워버렸다. 맛도 맛이지만 접시마저 예쁘다.
Alcachofra & Ostra
신선한 굴, 굴 거품 그리고 아티초크 칩을 곁들인 아티초크 수프. 부드럽고 고소하면서도 약간의 신맛이 있는 수프 자체도 맛잇었고 굴도 대박이었다. 찐 굴이라고 했는데 솔직히 익히지 않은 굴을 좋아하지 익힌 굴을 안 좋아한다. 익힌 굴은 살짝 비리다고 느껴지는데 이 굴은 냄새도 없고 부드럽고 사르르 녹아서 놀랐다.
Pombo
Squab 가슴살 스테이크와 squab 살로 만든 라비올리와 토마토 소스. 나는 스쾁을 처음 들어봤고 남편은 조류라고 대충 알고 있었다. 도대체 뭘까 궁금했지만 찾아보지 말고 그냥 먹어보자라고 했다. 라비올리는 밀가루 반죽이 너무 두꺼워 별로였지만 스테이크는 대박이었다. 무슨 새이길래 이렇게 부드럽고 맛있지? 다음날 찾아보니 새끼 비둘기였다. 으악. 미리 알고 먹었다면 편견을 가지고 먹었을 거다. 안찾아보길 잘했다.
Wagyu
메인이 등장했다! 블랙 트러플 퓨레를 곁들인 A5 와규 스테이크. 스테이크 밑에는 여러 종류의 버섯과 당근이 깔려있고 트러플 향과 맛이 가득한 매쉬드 포테이토가 있었다. A5 등급의 와규는 처음 먹어보는데 와우. 겉을 바삭하게 태워 크리스피하고 안에는 사르르 녹는다. 우리는 코스 비용의 절반은 이 스테이크에 들어갔을거라 추측했다. 트러플을 좋아해서 트러플 들어가는건 다 좋아한다. 매쉬드 포테이토에 트러플 들어간건 처음 먹어보고 아 너무 맛있다. 밑에 깔려있는 채소도 너무 맛잇다! 완벽 그자체.
메뉴에 없는 것이 나왔다. 소프트 치즈와 꿀이었는데 어떤 치즈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부드럽고 달콤했다.
Amendoim
프리 디저트로 나온것인데, 피넛 버터, 초콜렛, 바나나 아이스크림이었다. 재료에서 보듯이 예상할 수 있는 그맛이다. 달콤하고 너무 맛있다. 아이스크림은 정말 바나나 맛이 났고 위에는 카라멜인가 토피인가 사탕 같은게 올려져 있었다.
Ovo
메인 디저트가 나왔다. egg threads, 레몬 무스, 아몬드 트위그. 알이 둥지 안에 있는 모양새다. 에그 스레드는 버터향이 가득하고 달콤하다. 뭔가 팬케잌 맛 같기도 한데 식감이 전혀 달라서 어디서 먹어본 익숙한 맛이지만 새로웠다. 알같이 생긴건 레몬 무스가 들어가있어 달콤하고 상큼했다. 아몬드 트위그는 모양도 예쁜데 바삭하고 고소하고 달콤하고 너무 맛있었다!
생일이라 레스토랑에서 기념 디저트가 나왔다! 미니 사이즈의 4종류의 포르투갈식 디저트였다. 미니 사이즈인데도 배가 너무 불러서 맛있지만 남겼다.
발렌타인 데이 기념으로 마카롱이 나왔다. 너무 배불러서 집에가서 먹었는데 달콤하니 맛있었다.
고객 선물로 에그 타르트가 나왔다. 아니 도대체 디저트가 몇 개 째 나오는건지!! 너무 좋다. 에그 타르트는 다음 날 아침에 아들이랑 같이 먹었다. 오븐에 살짝 데워 먹었는데 와 대박이다. 벨렘 타워 에그 타르트가 그리워 포르투갈에 다시 가고 싶었는데 이걸 먹으니 그립지 않다. 너무너무너무 맛있었다. 산호세에 이렇게 맛있는 에그 타르트가 있다는게 감사하다.
우리가 마지막 손님이라 레스토랑에는 우리 밖에 없었다.
귀여운 미슐랭 동상.
Adega에서의 저녁은 훌륭했다. 따뜻하고 아담한 분위기에 직원들도 친절했다. 메뉴 구성도 좋았고 음식도 모두 맛있었다.
아쉬운 점도 있긴하다. 우리가 마지막 손님이라 그런가, 음식을 다 먹자마자 바로 플레이트 치워주는 모습에 서빙을 서두른다는 느낌을 받았다. 뭐 배가 워낙 고팠으니까 빨리 갖다주고 치워주니 좋았긴 했지만 괜히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 게다가 서빙은 서두르는데 물은 제때 안 채워줘서 아쉬웠다. 하지만 이것 빼고는 요리 설명도 잘해주고 사진도 잘 찍어주고 친절해서 좋았다. 또한 개인적으로 포르투갈 음식하면 문어는 빠질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문어 요리가 나오지 않아서 무척 아쉬웠다.
얼마 나왔는지 궁금해서 남편한테 살짝 물어보니 조금 놀랐다. 한 500 달러 정도 되겠나 생각했는데, 음식 가격에 여러 택스와 팁, 기프트, 우리가 마신 칵테일과 와인까지 모두 다하니 그 두 배 가까이 되었다. 고맙다 남편. 사랑한다 남편.
아데가가 있는 동네는 그렇게 좋은 동네가 아니라 여기에 미슐랭 레스토랑이 있는게 의아했다. 주차는 식당 바로 뒷편에 있는 조그마한 주차장에 하면 된다.
너무 좋았던 경험이라 다음에도 다시 또 들리고 싶다! 아참 Pastelaria Adega라는 아데가 베이커리도 있다. 블로그를 쓰며 정보를 찾아보다 알게되었는데 산호세 다운타운에 있고 에그 타르트 등 베이커리와 커피를 판다. 여기도 한번 들려볼 예정이다!
|Adega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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