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시아버님 댁에서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오늘은 아침부터 다 같이 골프를 치러 나왔다. 시아버지 형제들은 골프를 사랑하시는 분들이라 만나면 골프 이야기에, 골프 경기하는 주말에는 무조건 티비로 시청하신다. 오죽하면 이분들에게 '한국'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한국인 골프 선수들이다. 엄청 빠삭하시다.
여하튼 같은 관심사를 지닌 가족들은 만날 때마다 함께 골프를 치는 전통이 있다. 나는 골프를 못치지만 골프 라운딩을 실제로 구경해보고 싶고 새 카메라로 가족들의 모습도 담고 싶어 따라 나왔다. 우리는 텍사스 맥키니(Mckinney)에 있는 WestRidge Golf Course로 왔다.
막내 작은 아버님과 막내 아들.
주차장 근처에는 연습을 하는 곳이 있다. 이곳에서 먼저 몸을 풀고 본격적인 라운딩을 시작한다고 한다.
정식 경기를 시작하기 전 다 같이 가족사진!
이렇게 보니 완전 미국 사람 같은 내 남편!
아버님 나이스 샷!!!
저 무거운 골프 클럽을 이고 다니는 모습을 보며 왜 캐디가 없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한국에서도 골프장을 안가봐서 잘 모르지만, 드라마나 영화에서 항상 캐디가 같이 다니는 장면을 자주 접해서 캐디는 필수인 줄 알았다. 남편에게 물어보니 미국은 골프장 레벨이 다양하고 많아서 캐디가 있는 곳도 없는 곳도 있다고 했다. 고급 골프장은 무조건 캐디가 필수며, 우리가 간 곳은 캐디없이 가능한 일반 골프장이라 캐디가 없다고 했다.
작은 아버지 박세리 빙의!
이날 내 역할은 포토그래퍼와 골프카 드라이버! 처음으로 골프카 운전해봤는데 스릴 넘치고 재밌다.
한 경기 당 최대 4명만 가능하기 때문에, 가족 다 같이 하진 못하고 반으로 나눠 경기를 진행했다. 우리가 먼저 시작하고 막내 작은 아버지 가족은 우리 다음으로 경기를 하고 있었다. 경기 한 지 한 1시간 반쯤 되었을까, 골프장 내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좀 쉬다가 다시 경기를 진행했다.
점수표.
골프장 안에 이렇게 집이 있어서 신기했다. 마당에 나와서 앉아있다가 골프공 맞을 것만 같은 기분.
게임이 끝나간다. 골프가 이렇게 힘든 스포츠인지 몰랐다. 내가 직접 하는 것도 아닌데 더운 날씨 속에서 4시간 넘게 있으니 정말 힘들더라! (7월의 달라스 진짜 덥다.) 공을 치고 공을 주으러 가고 골프카 운전해서 다른 홀로 이동하는 등 직접 경기를 하는 가족들은 얼마나 힘들까. 그래도 티비로만 보다 직접 골프 경기를 구경하니 더 재밌었고, 경기 규칙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또 내가 좋아하는 사진도 많이 찍고, 인공으로 만들어진 골프장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청설모, 토끼, 블루 제이(파랑 어치) 등 다양한 동물도 많이 봐서 좋았다.
골프를 끝내고 이번엔 조부모님 댁으로 왔다. 할아버지는 농담을, 특히 아재 개그를 무척이나 좋아하시는데 이날도 어김없이 아재개그를 들려주셨다. 할아버지 손에 들고 있는 건 할아버지께서 손수 적으신 개그 스토리! 모두들 할아버지의 농담은 썰렁하다고 생각하지만 잘 들어주고 반응도 잘해주는 참 착한 가족들이다.
다시 또 시작된 게임 모드. 골프 열심히 치고 와서 힘들지도 않은지 게임에 집중하는 가족들. 뒤에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우리들을 위해 샌드위치를 준비하고 계셨다.
미국집의 흔한 간식/점심인 샌드위치. 사람이 많을 땐 이렇게 샌드위치 재료를 식탁에 한꺼번에 올려놓고 각자 자기가 원하는대로 만들어 먹는다. 신기한건 샌드위치를 먹을 때 꼭 사이드를 같이 먹는데, 사이드는 보통 피클, 감자 샐러드, 감자칩 등을 주로 먹는다.
간식도 두둑히 먹고 쉬는동안 할머니께서는 어떤 앨범을 가져오셔서 보여주셨다. 할머니께선 매년 가족사진을 모아 크리스마스 카드를 손수 만드시고 우편으로 보내주시는데, 지금까지 만드신 카드를 스크랩한 앨범이었다. 현재의 모습에 익숙한데, 젊었을 때의 가족 모습을 보니 새롭다. 특히 남편이 성장하는 모습은 너무나도 귀여웠다.
게다가 사진과 함께 그 해 있었던 일이나 가족들이 하는 일, 나이 등 상세히 기록하셔서 조그마한 역사책 같기도 했다. 내가 조부모님을 처음 만난건 2012년. 당시 결혼하기 전이었는데도 할머니는 13년부터 가족사진에 내가 들어간 우리 커플 사진을 꼭 넣어오셨다고 말씀하셨다. 남편이 얘기해줘서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 보니 폭풍감동!
다음 날은 달라스 시댁에서의 마지막 날이었다. 가족들과 마지막으로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갔다. 다음 포스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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