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16년 우리 커플의 할로윈 코스튬은 바로 '월리를 찾아라 (Where's Waldo)'. 영어로는 왈도와 웬다 (Waldo and Wenda)!
이번에 사실 '레옹과 마틸다'를 하려했지만, 아이유와 박명수가 작년에 무대에서 레옹과 마틸다를 했다는 이야기를 할로윈 2주 전에 듣게 되어서 급하게 코스튬을 변경하기로 하였다. 나는 나름 참신한 코스튬이라 생각했는데 이미 방송에서 나온 거라 괜히 식상하게 느껴졌다.
도대체 커플 코스튬으로 어떤 것이 좋을까 깊은 고민을 하던 중, 남자친구가 월리를 하자고 제안했다. 사실 월리가 미국에서 사람들이 많이 하는 캐릭터라 하기 싫었지만 한편으로 또 생각해보니 재밌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월리에 맞는 의상 구하기가 쉬울 것 같아 선택했다.
하지만 딱 저렇게 생긴 모자를 구하지 못해 식겁했었다. 결국 흰색 빨간색 비니를 각각 사고 털방울도 각각 사서 직접 바느질 해서 단 수고를 하였다.
월리를 찾아라에 나오는 캐릭터들. 우리가 강아지도 키웠었다면 저렇게 입히고 같이 돌아다녔으면 더 재밌었을 것 같다.
우리는 이렇게 월리와 웬다가 되어 부산 방방곡곡을 돌아다녔다. 우리가 살고 있었던 광안리서부터 서면, 해운대까지 신나게 돌아다니며 부산사람들과 어울리고 또 월리를 찾아라 실사판도 찍고 다녔다.
이날은 "귀엽다"라는 소리를 평생에 가장 많이 들어 본 날이었다. 지나갈 때마다 사람들로 부터 "귀엽다", "귀여워" 소리를 들어서 기분이 무지 좋았다.
또 우리가 지나갈 때마다 "월리다!", "월리 찾았다!" 외국인들로 부터는 "Found you!"라는 소리도 엄청 많이 들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월리를 '윌리'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았었다. "윌리다!"라고 말할 때마다 나는 작은 소리로 "월리예요.."라며 말하곤 했다.
할로윈 동안 만났던 사람들. 부산에도 왠지 할리퀸이 많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의외로 별로 없었다. 그중에서 이 분이 제일 할리퀸처럼 분장을 잘하셨다. 얘기를 조금 나눠 보았는데, 핼러윈 전날 저렇게 머리를 염색한 거라고 하셨다. 정말 열정이 대단하셨다! 남자친구분인 조커도 멋있게 분장을 잘하셔서 둘 다 아주 잘 어울렸었다.
피카츄 분장 한 분 너무 귀여우셨다..! 남자친구분은 지우로 분장하셨는데, 두 분 다 너무 귀여웠다. 특히 피카추 인형 들고 다니는 모습이 너무 깜찍하셨음! 이분들에게 영감을 받아 내년 할로윈엔 로사와 로이를 해볼까..?
무서운 토끼와 슈퍼마리오. 마리지가 없다고 아쉽다고 하셨던 슈퍼 마리오.
가면 때문에 클럽에서 확 튀었던 두 분.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뭔지 기억이 안 난다.
최근 페이스북과 SNL에 나왔던 핫한 오르페우스. 보자마자 "너 때문에 흥이 다 깨져버렸으니 책임져!" "네! 디오니소스님." 장면이 생각나서 빵 터졌다. 게다가 박스로 만든 것 같은 오르페우스의 '리라'까지. 직원처럼 보였는데 이날 흥을 살리기 위해 책임을 졌나 모르겠다.
컨저링을 보진 못 했지만 유명한 컨저링 수녀 귀신. 이 분장 한 남성분들이 꽤 있었다.
사진에서 월리와 웬다를 찾아보세요!
지금부터 월리를 찾아라 실사판 부산편 시작! 사진을 잘 보면 월리나 웬다가 숨어 있다! 사진 요청에 친절하게 응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월리를 찾아라 끝!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할로윈을 즐겨보았는데 할로윈 파티하는 곳도 많았고 또 분장한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아서 좋았다. 가장 재밌었던 것은 월리와 웬다가 되어 곳곳에 숨어서 사진을 찍었던 것. 길을 걸으며 숨으면 재밌을 것 같은 곳을 발견하면 바로 숨어버리고 그 모습을 또 사진을 찍고, 서로 찍은 사진을 보면서 킥킥대던 게 참 즐거웠었다.
내년에는 다시 미국에서 살 예정이라 한국에서의 할로윈이 그리울 것 같다. 내년에는 어떤 할로윈 커플 코스튬을 할지 기대해 보면서 오늘의 포스팅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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