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ERNITY/MOTHERHOOD

미국 육아|아이의 이중언어에 관한 우리의 생각

Calisol 2023. 1. 31. 14:44

암스테르담 여름 가족여행 사진
암스테르담 여름 가족 여행

 

지난 포스트에서는 이중언어 환경에 있는 우리 만 2세 아들 (28개월)이 어떻게 말하고 표현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이어 이번 포스트에는 이중 언어에 대한 나와 남편의 생각과 아이가 이중언어를 잘할 수 있도록 우리가 하고 있는 방법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왜 우리는 아이가 이중언어를 잘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가?

나와 남편은 아이가 이중언어를, 그러니까 한국어도 영어도 모두 다 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선 우리는 언어에 무척 관심이 많고 언어를 배우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다. 나는 한국어, 영어, 독일어를 하고 남편은 영어, 한국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독일어를 한다. (나와 남편의 독일어 수준은 자기소개와 식당에서 주문정도는 할 수 있는 초급 수준이지만, 남편은 한국어와 스페인어를 거의 원어민급으로 구사하고 이탈리아어는 말하기는 잘하진 않지만, 듣기와 읽기를 잘한다.)

 

언어는 그 나라의 문화와 사람들의 사고방식, 역사 등이 함축되어 있어 참 매력적이다. 문자도 다르고 문법도 다르고 표현하는 방식 등도 다른데, 사람이 이렇게 다양한 언어로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 참 신기하다. 한편으로는 비슷하거나 같게 표현되는 걸 보면 아무리 문화와 환경이 달라도 사람은 같은 사람이구나라고 생각도 들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언어를 배우는 건 참 재밌다. 

 

우리는 아이가 한국어와 영어 모두를 잘한다면 한국과 미국에 대해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여러 언어를 구사한다면, 더욱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폭넓고 다양하게 사고하며, 좋은 기회도 많이 생길 수 있을 것이고, 좋은 방향으로 나가는데 도움이 될거라 여긴다.

 

과학적으로도 이중언어는 하나의 언어를 하는 것보다 좋은 점이 많다고 증명되었다. 예를 들면, 이중언어를 하면 실행 기능이 뛰어나고, 사회성도 높아지고, 소통 능력도 좋아지고, 회백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알츠하이머에 걸릴 확률 줄어드는 등의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여러 장점들이 많다.

 

마지막으로, 아이와 나의 대화는 한국어로 하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소망 때문이다. 엄마가 한국인이고 아이의 반은 한국인이니 한국이라는 나라와 한국어에 대해서 잘 알았으면 좋겠다. 태어나자마자 이중언어 환경에서 살고 있는 우리 아들. 다양한 언어를 배우기에 얼마나 좋은 환경이 아닌가? 이 주어진 좋은 환경을 발판 삼아 아이가 이중언어를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그럼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아이가 이중언어를 잘할 수 있도록 '부모인 우리는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이중언어 관련 정보도 많이 접하고 있고, 미국에 있는 교포나 혼혈 친구들, 어릴 때 외국으로 온 친구들과 얘기하며 나름의 데이터 수집도 하고 있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모국어가 유창하고, 일부는 모국어 + 다른 언어 모두 유창하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모국어, 그러니까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의 언어가 훨씬 편하다고 했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인 친구들은 영어가 한국어보다 훨씬 편하다고 했다.

 

이처럼 우리 아이는 미국에서 자랄 것이기 때문에 아이는 한국어보다 영어를 훨씬 편하고 잘 할 가능성이 크다. 이유를 조금 더 분석해 보면, 미국에서 살면서 만나는 사람들은 거의 영어를 할 것이고, 집 밖에서는 영어를 써야 한다. 어린 시절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학교에서도 영어로 수업을 듣고 미국식 교육을 받을 것이다. 아이가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학교에서 유행하는 것 또래 친구들이 좋아하는 것들이고 이건 거의 미국 문화일 것이다. 게다가 아이가 자랄수록 부모와 대화하는 것보다는 또래 친구들을 더 좋아하고 그들과 대화하는걸 훨씬 좋아할 것인데, 친구들은 거의 영어를 쓸 것이기 때문이다. 또 부모와 이야기를 할 때에도 부모는 영어를 알아들을 수 있으니까 굳이 한국어를 안 써도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미국에 살고 있는 한, 우리 아들은 영어를 가장 잘 할 것이고 편할 것이니, 우리는 아이가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고 한국어를 잘하는 데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를 위해 현재 우리가 노력하고 있는 6가지 방법을 소개해본다.

 

 

1. 아이를 잘 관찰하며 아이 말을 잘 들어주고 소통하기

사실 이건 몬테소리 교육 중 하나이자 부모가 아이한테 당연히 해야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언어 발달에 기초적이고 중요한 부분 같아 첫 번째로 넣어보았다. 

 

아이가 어떤걸 좋아하는지 어떻게 말하고 표현하고 행동하는지 유심히 관찰한다. 관찰하면 아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꾸준히 관찰하고 소통한다면 아이는 언어에 대한 관심과 능력도 높아질 뿐만 아니라 부모와의 유대관계도 깊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2. 집에서 꾸준히 한국어로 대화하기

어떤 기사를 보면 아이가 이중언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부모 한 명은 하나의 언어를, 다른 한 명은 다른 언어를 쓴다는 게 좋다는 의견도 있고, 부모가 하나의 언어를 써도 좋다는 의견도 있다. 나와 남편은 서로 한국어로 대화하고 아이에게도 한국어로 대화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냥 해온 대로 하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해 집에서는 꾸준히 한국어로 대화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미국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집에서의 한국어 사용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밖에서는 영어를 써도 집에서 가족과 대화할 때는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쓰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나의 네덜란드 친구 이야기가 떠오른다. 친구는 중국계 네덜란드 사람인데, 집에서 중국어를 안쓰면 엄마가 밥을 안 줬다고 한다. 자신은 네덜란드어가 훨씬 편한데 밥을 먹으려면 무조건 중국어를 써야 했다고. 친구는 그 덕분인지 중국어를 꽤 잘한다며 웃으며 얘기했었다. 

 

 

 

 

3. 한국어 책, 놀이 기구, 미디어 등 접하기

한국어 이야기책을 자주 읽어준다. 영어나 다른 언어로 된 이야기책을 읽을 때도 한국어로 읽어주고, 그림책을 볼때에도 설명하거나 말할 때는 한국어로 한다. 티비 보여줄 때에도 영어로 된 프로그램보다는 한국어로 된 프로그램을 더 많이 보여준다. 요즘 아이가 좋아하는 한국 티비 프로그램은 ‘타요’다. 

 

 

 

 

4. 미국에 사는 한국인 친구 가족들과 만나기

집 밖에서도 한국어를 쓸 수 있는 환경이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래 아이가 있는 한국인 친구들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몇몇 있는데 다행히도 이들 모두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이라, 아이 언어 때문에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을 굳이 만나야 하는 상황이 없어서 좋다! 

 

 

 

 

5. 한국에 자주 방문하기

한국에서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고 한국에서 생활을 하는 경험은 한국어 실력을 향상할 뿐만 아니라 아이 인생에서 '한국'은 하나의 중요한 부분이라 느끼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에 있으면 집에 있든 밖에 있든 한국어를 써야한다. 특히나 한국에 있으면 한국 가족들과 함께 지내거나 자주 만날 것이고 아이와 비슷한 또래가 있는 친구 가족들도 만날 것이다. 이럴 때는 한국어로 말해야 더 즐겁게 소통할 수 있고 재밌게 놀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아이는 한국어에 대한 흥미가 커지고 한국어를 잘하고 싶고 한국어를 해야 한다는 목적의식이 생길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 생각과 반대로 아이가 오히려 한국어를 거부하고 싫어할 가능성도 있지만, 우리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리운 가족들과 오랜 친구들도 보고, 미국에서 살면서 잊고 있던 편리함을 느끼고 싸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옛 추억을 느낄 수 있어서 한국 방문은 언제나 즐겁다. 우리가 해온 대로 적어도 1년에 1번은 꼭 다녀오려 한다. 

 

 

 

 

6. 이중언어를 구사한다는 건 아주 멋지고 재밌는 일이라는 걸 알려주기

우리는 아이에게 영어도 잘하고 한국어도 잘한다며 칭찬하고 있다. 아직 내가하는 칭찬의 뜻을 확실히 알아듣진 못하는 낌새지만 아이가 자라면 자랄수록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 한국어와 영어를 잘한다는 것, 혹은 여러 다양한 언어를 구사한다는 것은 멋지고 재밌는 일이라는 걸 아이에게 꾸준히 말해주고 싶다. 다행히도 요즘 세계적으로 한국어가 아주 힙하다. 한국어도 하고 영어도 하면 요즘 애들에게는 '쿨한 것'이기에 조금 더 북돋아주면 아이는 잘하고 싶은 생각이 들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엄마 아빠가 언어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언어를 직접 사용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싶다. 우리는 여행을 좋아하는데,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권에 있는 나라를 여행하며 그 나라 언어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혹은 그 외 나라에 가더라도 그 나라 언어를 쓰려고 노력하는 모습 (나와 남편은 적어도 여행하는 나라의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는 꼭 배우고 사용한다.)을 보여준다면 아이의 언어에 대한 관심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

 

 

 

남편과 나는 육아 전문가도 아니고 아이도 아직 2살밖에 되지 않아서 우리의 경험은 아주 짧고 방법도 구체적이진 않다. 그리고 우리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는 옳지 않을 수도 있다. 그저 "아 이 집은 이렇게 하는구나." 정도로만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이중언어에 대한 의견이나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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