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함께 숙소에서 즐겁게 첫 날을 보낸 우리는 숙취 해소가 덜 된 채로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Joshua Tree National Park)으로 하이킹을 하러 왔다. 이번 포스트는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 내 많은 트레일 중 힘든 트레일 중 하나인 로스트 팜스 오아시스 트레일(Lost Palms Oasis Trail)에서 멋진 사막 풍경을 감상하며 제대로 된 등산한 후기를 적어보려 한다. 하단에는 상세한 후기 & 팁과 사막 하이킹을 위한 준비물까지 적어놓았다.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은 입구가 여러개 있다. 우리 숙소는 국립공원 북쪽에 있었기에 국립공원 내 남쪽에 있는 트레일까지 가기에 제일 빠른 입구인 North Entrance Station(Twentynine Palms 도시 근처)으로 들어갔다. 차 한 대당 $30의 입장료를 내고 weekly pass와 브로셔를 받았다. 이 패스는 7일 동안 사용 가능하다.
북쪽 입구에서 트레일까지 가는 길 중간에는 초야 캑터스 가든(Cholla Cactus Garden)이 있다.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 내 꼭 들려야 할 이곳은 초야 선인장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이번 해 3월에 갔을 땐 차에서 내려 산책하고 사진도 찍었지만, 18년에는 하이킹이 주목적이라 차로 지나가며 구경만 했다.
트레일 입구에 도착! 트레일 이름에 걸맞게 야자수가 반겨주고 있다!
하이킹 시작 전, 미리 숙소에서 만들어 온 샌드위치를 점심으로 먹었다.
점심을 먹고 이제 본격적인 하이킹 시작! 오랜만에 하는 등산인 데다 내 인생 첫 사막 등산이라 신났다. 더구나 트레일 이름이 잃어버린 야자수 오아시스라니!! 이 신비로운 이름은 날 더욱더 설레게 만들었다! 과연 하이킹의 마지막 지점인 오아시스는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해하며 왕복 7.5 마일 (약 12km)의 여정을 시작했다.
아까 지나가다 봤던 초야 선인장! 테디 베어 같이 생겼다 해서 테디 베어 선인장이라고도 불린다. 로스트 팜스 오아시스 트레일은 조슈아 트리가 잘 없고 오히려 다른 선인장들이 많았다.
트레일을 걸어가는데 옆에 멋진 바위를 보았다. 저기엔 그늘도 있겠다, 한번 들러보기로 했다. 클라이밍을 좋아하는 날쌘돌이 남편이 제일 먼저 도착해서 손을 흔들어주고 있다!
갑자기 선글라스 한쪽이 빠져버려 후크선장이 되어버린 친구! 이 상황이 너무 웃겨서 둘 다 배꼽 잡고 엄청 웃어댔다.
식물 사진 열심히 찍고 있는 아재 한 분. 남편은 이 동그란 선인장이 너무 귀엽다며 이렇게 생긴 선인장을 볼 때마다 사진을 찍었다.
친구는 동물 뼈를 발견했다! 우리는 과연 토끼일까 쥐일까 아님 어떤 동물일까 추측하며 걸어갔다.
하이킹하는 동안 정말 많이 봤던 작고 앙증맞은 도마뱀. 안녕!
로스트 팜스 오아시스 트레일은 가림막 없는 광활한 사막을 걷는 것. 나무 많은 곳에서만 등산해보다 그늘이 없는 땡볕 아래에서 오래 걸으니 힘들었다. 사막 하이킹에 익숙한 남편은 목이 마르지 않아도 물을 꾸준히 마셔야 한다며 틈날 때마다 내게 물을 줬다.
우리가 갔던 4월에는 이렇게 귀엽게 생긴 구름이 많이 보였다.
우리가 트레일을 잘 따라가고 있는지 길을 잃어버린 건 아닌 건지 의문이 들 때 한 번씩 나타나는 고마운 이정표.
드디어 고지가 눈 앞에 보인다! 저기 앞에 야자수가 모여있는 곳, 저곳이 바로 우리가 열심히 걸어온 트레일의 끝이자 잃어버린 야자수 오아시스!!!
드디어 도착했다! 점심 먹고 출발한 지 약 3시간 만이다. 오아시스라는 이름 때문에 흔히 생각하는 사막 안에 물이 고여있는 그런 신비로운 오아시스인 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야자수만 덩그러니 있어서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여기까지 무사히 잘 온 게 어디야. 땡볕에 지쳐버린 우리들은 그늘에 앉아서 쉬고 스낵을 먹으며 에너지를 보충했다.
돌아가는 길. 시작할 땐 사진도 열심히 찍고 수다도 열심히 떨었는데, 돌아갈 때는 모두 지쳐 묵묵히 걸어가기만 했다. 물이 온도 때문에 뜨거워져서 생존을 위해 마실 뿐, 갈증 해소가 되지 않았다. 머릿속엔 계속 시원한 맥주 한 모금이 떠올랐다. 숙소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실 생각을 하며 씩씩하게 걸어갔다.
차 타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사진 중앙에 자세히 보면 토끼가 숨어있다. 조슈아 트리에는 귀가 아주 커다란 토끼인 black-tailed jackrabbit이 정말 많다. 아까 트레일에서는 수풀이 부스럭 거리는 장면과 토끼똥만 잔뜩 봤지 토끼는 직접 보지 못했지만 늦은 오후 해질 때쯤에 동네에서 많이 봤다.
|로스트 팜스 오아시스 트레일 후기 & 팁
조슈아 국립공원에서 나눠주는 브로셔에는 이 트레일 강도가 strenuous(힘듦)에, 총거리는 7.5 마일 (약 12 킬로미터), 5-6 시간 정도 걸린다고 적혀있다. 체력이 그리 강하지도 않고 등산을 그리 잘하지도 않는 보통의 나에겐 조금 힘들긴 했다. 사실 트레일 자체는 경사도 없고 대부분 완만한 지형에 등산화를 신었기 때문에 어렵지 않았고, 12 km라는 거리도 엄청 먼 거리는 아니다. (스텝으로 따지면 한 16000 스텝 정도인데 여행할 때는 최소 이 정도는 걷기 때문에.)
하지만 문제는 바로 사막이라는 점! 내가 갔던 4월 기온은 보통 26도다. 그늘이 잘 없고 햇빛이 강렬하기 때문에 뙤약볕 아래서 오랜 시간 동안 12 km를 걷는 건 힘들었다. 모자를 써서 머리를 가려도 머리 부분은 엄청 뜨겁고 살도 모두 뜨겁다. 이런 하이킹엔 목이 마르지 않아도 물을 자주 많이 마셔야 하는데, 물도 뜨거워지니 시원하게 갈증 해소도 되지 않는다. (우리는 최대한 가볍게 물을 많이 들고 가기 위해 보냉 물병 대신 카멜백(camelbak)과 일회용 물병을 이용했다.)
우리는 오아시스에 도착하기까지는 중간중간 많이 쉬고 트레일도 잠시 벗어나기도 하고 사진도 찍고 해서 3시간 정도 걸렸고, 돌아올 때에는 2시간 15분 정도 걸려서 총 5시간 15분 정도 걸렸다.
그래도 내 인생 첫 사막 하이킹인 데다, 하이킹하는 내내 다른 행성에 온 것 같이 색다르고 멋진 사막 속을 걷는 건 잊지 못할 만큼 좋았다. 게다가 조슈아 트리 내에는 쉬운 트레일도 많지만, 힘든 트레일 중 하나인 로스트 팜스 오아시스 트레일을 걸으며 제대로 된 사막을 하이킹 해보았고 내가 완주했다는 성취감은 달콤했다.
로스트 팜스 오아시스 트레일은 조슈아 트리 내에서 힘든 트레일 중 하나다. 쉽게 간단하게 다녀올 수 있는 것이 아닌 제대로된 하이킹을 했다는 점, 내가 완주했다는 성취감은 달콤했다.
이 트레일은 그늘이 없기 때문에 여름에는 사막 하이킹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위험하거나 힘들 거 같다. 또한 조슈아 국립공원 남쪽으로 갈수록 조슈아 트리가 잘 없는데 이 트레일도 그렇다. 조슈아 트리보다 오히려 다른 선인장이 많았다. 또한 낮에만 가능한 트레일이라 선셋 이후에는 Wildness Backpacking permit을 소지자만 트레일에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미리 선셋 시간을 체크해서 그 전에는 돌아올 수 있도록 시간 체크가 필수다.
|사막 하이킹 필수 준비물
・ 점심
・ 간식 (초코바, 견과류, 칩, 육포 등)
・ 물 (남편이 물을 많이 마셔서 우리는 4리터 정도 챙겼고 다 마셨다. 물은 넉넉하게!)
・ 선크림
・ 자외선 차단 기능 있는 립밤
・ 모자 & 선글라스
・ 등산화 & 등산 양말
・ 티슈 (화장실이 없다)
・ 오프라인으로 저장한 구글 맵 (폰 안 터진다!)
・ 자켓 (날씨가 어떻게 변할지 모름)
・ 손수건 (바람 많이 불면 모래 폭풍을 만날 수 있다!)
・ 맥가이버 칼 / 작은 집게 (박힌 선인장 가시를 뺄 때나 기타 목적을 위해)
|로스트 팜스 오아시스 트레일 위치
조슈아 트리 관련 포스트 ▼
하이킹 관련 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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