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트에는 내가 6년 가까이 꾸준히 하고 있는 '발레아쥬(balayage)'라는 헤어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더불어 미국 미용실에서의 발레야쥬 경험, 비용, 시간, 관리법 등도 같이 공유해보려 한다.
나는 5년 전 미국에서 처음으로 발레아쥬를 했보았다. 붉은기나 노란기가 전혀 없는 애쉬 컬러를 원해서 하이라이트 부분은 탈색을 해야 했고, 그때 내 인생 처음으로 탈색을 해봤다. 그로부터 현재 (2023년 3월)까지 꾸준히 발레아쥬한 긴 머리를 고수하고 있다. 그동안 발레아쥬는 총 6번, 이 중 탈색은 총 4번을 했었다.
발레아쥬는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머리 전체를 동일한 컬러로 염색하는 게 아니라 부분 부분 하이라이트를 주며 염색을 하는 것인데, 하이라이트를 줄 때는 탈색을 할 때도 있고 탈색을 하지 않을 때도 있다. 미용실에 따라 highlights 혹은 babylights 혹은 다른 용어로 부르기도 한다. 발레야쥬는 미국에서 예전부터 꾸준히 인기있는 스타일이며, 발레야쥬 내에서도 다양한 색상과 스타일이 있고 트렌드도 있다.
|발레아쥬 후 머릿결 상태
발레아쥬를 처음 했을 때는 머리가 많이 상하지 않았다. 당시에도 잦은 염색으로 이미 손상된 머리였지만 처음 탈색을 하는 거라 탈색에 대한 두려움이 꽤 컸었는데 정말 다행이었다. 두 번째도 괜찮았다.
세 번째 부터는 난리가 났다. 머리를 감은 직후 젖은 상태일 때는 미친 듯이 엉켜있었다. 머리를 손으로 잡으면 지푸라기를 잡는 느낌이었다. 모발을 정말 건조한 후 빗으로 빗으면 머리카락 끝부분이 다 끊어져 버렸고, 다 말리고 나면 걷잡을 수 없는 빗자루가 되어버렸다. 이런 적은 처음이라 매우 충격이 컸다. 열심히 관리를 하고 나름 터득한 방법으로 몇 달 정도 지나니 더 이상 머리카락 끊어지는 것도 없고 사람 머리로 돌아오긴 했다.
네 번째 때는 탈색을 하지 않아 괜찮았다. 다섯 번째 때는 코로나 터지고 몇 년 만에 하는거라 하이라이트도 많이 넣고 염색 시간도 오래 걸려서 그런지 또다시 난리가 났다. 다행히도 저번처럼 머리카락이 끊어지진 않았고, 한 달 정도 지나니 다시 사람 머리로 돌아왔다. 여섯 번째 때는 사람 머리로 복구되는데 한 달 정도 걸렸다.
|발레아쥬 시간 & 비용
원하는 헤어 스타일과 모발 상태에 따라 시간이 다르지만, 보통 탈색을 할 경우, 마음 편하게 5시간 이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정말 오래 걸린다. 내 경험에 가장 시간이 오래 걸렸던 적은 은 8시간이었다. 아침 9시에 시작해서 오후 5시 조금 넘어서 끝났다.
발레아쥬 비용도 지역마다 미용실마다 직원마다 천차만별이고 여기에 머리 길이와 어떤 헤어 스타일을 할 건지에 따라 다르다. 나는 캘리포니아 산호세 근방에 살고 있다. Yelp에서 우리 동네 근처 미용실에 문의했을 때 기본 200불대에서 700불대까지 다양했다. 나는 가장 싸게 했을 때는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100불대에 했었다. 이때는 터치업에 가까워서 탈색도 하지 않았고 하이라이트도 많이 넣지 않아서 저렴했던 거 같다. 이걸 제외하고 우리 동네에서 가장 싸게는 300불대에, 가장 비싸게는 600불대에 했다. 물론 팁은 따로기에 팁을 포함한 총가격은 각각 400불대, 700불대였다.
|발레아쥬 헤어 관리법
내가 만났던 헤어 스타일리스트들이 알려준 내용을 바탕으로 적어보았다. 관리법은 대체적으로 비슷했다.
1. Purple shampoo 나 Blue shampoo 사용하기
아무리 붉은기 없는 애쉬컬러로 염색을 해도 시간이 지나면 색이 빠져 노랗게 되거나 주황색으로 되거나 붉은기가 돈다. 이를 막아주기 위해 퍼플 샴푸 혹은 블루 샴푸를 쓰는 것이다. 대부분의 헤어 스타일리스트 분들은 Fanola를 추천하셨다. 딱 1분은 블루 샴푸를 추천하셨는데 나같이 어두운 머리색은 나중에 오렌지 빛으로 변하기 때문에 퍼플보다 블루 샴푸가 맞다고 하였다. 블루 샴푸는 Matrix를 추천하셨다.
나는 두 제품 다 써 보았다. 나는 전문가가 아니라 그런지 딱히 차이를 못 느꼈지만 두 제품 모두 머리색을 유지하는 제 역할을 잘해줘서 좋았다. 최근 계속 쓰고 있는 제품은 매트릭스이다.
퍼플 샴푸/블루 샴푸 사용 주기는 어떤 분은 3일에 1번, 어떤분은 일주일에 1번, 어떤 분은 색이 빠진다 싶을 때 한 번씩 하면 좋다는 등 헤어 스타일리스트분마다 달랐다. 나는 2-3주에 1번 꼴로 하는 편이다. 사용법도 사람마다 다르지만 나는 일반 샴푸를 후에 퍼플/블루 샴푸를 하고 5-10분 정도 놔두고 컨디셔너/트리트먼트를 한다.
2. 트리트먼트 꾸준히 하기
발레야쥬는 머리 손상이 심하기 때문에 트리트먼트가 중요하다 했다. 개인적으로 Olaplex 제품을 좋아하는데, 대부분의 헤어 스타일리스트 분들이 이 브랜드를 추천해서 더 신뢰가 갔다.
3. 머리 매일 안 감기
머리를 자주 감을수록 색은 어쩔 수 없이 빠진다고 했다. 매일 감는 것보다 이틀에 한 번 감는 게 좋다고 해서 나도 외출해야 하는 날은 제외하고 보통 이틀에 한 번 정도 머리를 감는다.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머리를 안 감는 건 두피 건강엔 좋지 않다고 들었다.
4. 미용실에서 시술받기
중간 중간 뿌리가 많이 자랐다 싶으면 뿌리염색 (root melt) 해주고, 머리색이 붉거나 노랗게 변했다면 toner로 색 입혀주기, 아니면 touch-up 하라고 말했다.
|내가 생각하는 발레아쥬의 장점
내가 생각하는 발레아쥬의 장점은 너무 예쁘다!!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스타일이고 또 나한테 잘 어울려서 좋다. 게다가 밝고 어둠의 대비가 있기 때문에 인물 사진에서 좀 더 풍부하게 표현된다고 해야할까? 내 관점에서는 발레야쥬 한 머리가 사진에서 잘 나오는 것 같다. 한번 발레야쥬에 입문하니 관리가 까다롭고 머리 손상이 있어도 다시 하이라이트가 없는 머리로 돌아가기가 아직은 싫다.
다른 장점으로는, 군데군데 하이라이트가 들어가기 때문에 뿌리 부분과 염색한 부분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고 자연스러워 뿌염을 하지 않아도 그 경계가 보기 싫지 않다. 하지만 머리색이 전체적으로 밝다면, 뿌리 부분이 까맣기 때문에 티가 훨씬 더 나긴 한다. 그래도 일반 염색과 비교하면 정말 자연스럽다. 이런 이유로 뿌리 염색을 매달 해야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생각하는 발레야쥬의 단점
단점은 머릿결 손상. 치명적인 단점이다. 발레야쥬를 하고 손상이 너무 심해서 긴 머리를 잘라버린 사람들이나 관리가 힘들어 다시 원래 머리로 돌아간 사람들 얘기도 꽤 들었다. 예쁜 머리와 머리 손상은 같이 안고 가야하는거 같다. 생머리의 찰랑찰랑한 머릿결은 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예쁜 머리를 가졌으니, 여기서 최대한으로 좋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면 된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면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나처럼 하이라이트 부분이 밝을 경우, 머리가 잘 정돈 되지 않거나 가닥가닥 휘날리 때 가까이서 사진을 찍으면 헝클어진 밝은 머리카락이 너무 잘 보여 불만이다. 그리고 머리카락이 너무 밝아서 한 번씩 흰머리처럼 보일 때도 있다. (아래 사진을 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비싼 비용이다. 한번 발레아쥬 하는 비용은 일반 염색하는 것보다 훨씬 비싸며, 터치업이나 뿌염도 더 비싸다.
매번 일반 염색만 하다 발레야쥬를 처음하고 거울을 봤을 때의 느낌을 잊을 수 없다. 분명 같은 얼굴이고 헤어 스타일만 달라졌는데 이게 정말 나인가 싶을 정도로 분위기도 확 달라지고 신기했다. 끙끙거리며 머리를 감고 말릴 때마다 내가 머리를 만지는건지 빗자루를 만지는건지 한 번씩 후회도 들었지만, 어느 순간 새로운 머리 관리에 익숙해지고, 헤어 스타일에도 애정이 듬뿍 생겼다. 아직까지 너무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다시 단조로운 머리로 돌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다.
발레야쥬를 꼭 한번 해보고 싶다면! 머리 손상은 어쩔 수 없는 거 알겠으니까 관리에 힘써보겠다 생각한다면! 한 번은 해보라고 조심스럽게 추천한다. 그리고 발레야쥬를 한다면, 비용은 더 비싸더라도 일반 미용실보다는 발레아쥬를 전문으로 하는 곳에서 시술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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