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OPE/DENMARK & SWEDEN

덴마크 코펜하겐 뮤직 페스티벌|Trans Metro Express Powered by Heineken

Calisol 2016. 12. 11. 21:31

덴마크 코펜하겐 뮤직 페스티벌

 

우리나라에서도 그렇듯 유럽에서도 날씨가 따듯한 6월-8월에 뮤직 페스티벌이 많이 개최한다. 음악과 춤을 사랑하는 우리 커플에게 뮤직 페스티벌은 이번 덴마크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여행 코스였다.

 

네덜란드에 교환학생으로 있을 때 Oranjebloesem과 Lentekabinet 페스티벌에 가본 적이 있다. 좋아하는 친구들과 좋아하는 하우스와 테크노 음악에 맞춰 즐겁게 하루를 보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 이번 코펜하겐에 가면 꼭 뮤직 페스티벌에 가야지라며 마음 먹었다. 

 

 


 

 

네덜란드 뮤직 페스티벌네덜란드 페스티벌

좌측: NGHTDVSN & Next Monday’s Hangover이 주관하는 Oranjebloesem Festival에 갔던 사진. 킹스데이에 하는 페스티벌이라 오렌지 색을 입었었다.

우측: Het Kabinet이 주관하는 Lentekabinet Festival 사진. Lentekabinet은 Dekmantel Festival과 함께 네덜란드에서 유명한 페스티벌이다.

 

 

 

 

코펜하겐 스트롬 페스티벌 하이네켄 트랜스 메트로 익스프레스

 

8월의 코펜하겐에서도 다양한 음악 축제가 열렸었다. 특히 내가 있었던 그 일주일 동안은 일레트로닉 뮤직 이벤트를 여는 Strøm에서 개성넘치고 독특한 컨셉의 다양한 뮤직 페스티벌을 개최하다. 우리는 세 곳의 Strøm 페스티벌에 갔는데 이번 포스트는 그 중 제일 처음에 갔던 Trans Metro Express이다.

 

Trans Metro Express는 단어에서 예상할 수 있듯, 말그대로 지하철 안에서 열리는 파티다. 지하철 안에서 하는 파티라니! 신박하다! 게다가 무료라서 더욱 끌렸다. 

 

 

 

 

 

이 페스티벌은 Vestamager역(메트로 1호선 종점)에서 시작했다. 이곳에서 7시 반부터 프리파티를 하고 저녁 9시에 본격적인 지하철 파티를 시작했다. 이날 우리는 말뫼에서 끊임없는 강풍과 산발적인 소나기와 씨름하고 왔지만  밥 먹으며 에너지를 얻고 혼신을 다해 꾸며 8시 쯤에 페스티벌에 도착했다. 이미 코펜하겐 힙스터들로 북적거렸다.

 

페스티벌에 나오는 디제이는 Solid Blake (영국), XYZ (덴마크), Mikkel Meyer (덴마크), Balvig (덴마크)다. 내가 좋아하는 dj들이 대부분 네덜란드와 독일 사람들이라 여기 있는 디제이들은 생소했다.

 

이 페스티벌은 하이네켄이 스폰서라 프리파티 동안 하이네켄을 마음껏 마실 수 있었다. Yay! 하지만 맥주 반캔만 마셔도 홍익인간이 되어버리는 얼굴을 가진지라 예쁜 사진을 위해서 내가 좋아하는 하이네켄을! 그것도 무한으로 마실 수 있는 하이네켄을! 쥐꼬리만큼 홀짝홀짝 들이킬 수 밖에 없었다. 하 속상해.

 

 

 

 

 

덴마크 여자들은 검은색 옷을 아주 좋아한다고 "휘게 라이프(Hygge Life)"라는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정말로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정말 올검패션을 한 여자들을 정말 많이 볼 수 있는데, 여기는 페스티벌이라 그런지 검은색 보다 알록달록한 색깔의 빈티지 패션을 꽤 볼 수 있었다. 

 

"코펜하겐 사람들이 패션에 민감하고 은근히 유행을 좇는다"고 덴마크 친구가 말해 준 적이 있다. 나는 처음에 코펜하겐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나라처럼 똑같은 스타일이 지배하는 것이 아닌 자기만의 개성이 강한 스타일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친구의 말을 듣고 다시 관찰해보니 우리나라와 스타일이 달라서 개성 강한 스타일이라고 보였던 것이지, 코펜하겐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비슷한 패션 트렌드 속에 있는 것 같기도 하다고 생각했다.

 

 

 

 

덴마크 코펜하겐 뮤직 페스티벌

 

프리파티에서 신나는 노래와 함께 하이네켄을 마시며 사람들의 패션을 구경하다보니 어느덧 9시가 가까워졌다. 지하철에 타는 사람들이 속속 보이자 우리도 재빨리 지하철로 들어갔다.

 

 

 

 

과연 이곳에서 어떤 파티가 열릴까하며 기대에 부풀었다. 갑자기 음악이 시작되었고 파티에 들뜬 사람들의 환호성이 이곳저곳에서 터져나왔다. 하단에도 다른 동영상들을 첨부했으니 보면서 같이 즐겼으면 좋겠다.

 

 

 

 

8월이라 해가 늦게 졌다. 석양이 너무 예뻐 카메라에 담을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페스티벌이 시작하기 전에 "정말 지하철이 일반 지하철처럼 운행되는 것일까" 의문을 품었다. 정답은 Yes! 지하철은 디제이와 파티에 참가한 사람들을 태운 채, 지하철 노선을 따라 종점에서 종점까지 몇 번 왕복했다. 참고로 Vestamager역에서 시작하는 노선은 종점까지 한 30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이러한 파티가 있다는 걸 알고 오는 사람들은 다른 역에서 시간에 맞춰 이 지하철을 탔지만 아무 영문도 모른채 어리둥절하는 사람들도 많이 탔다. 그러면 안에서 파티하고 있는 사람들은 하나가 되어 어리둥절한 사람들에게 지하철을 타라고 환호성을 지르며 유도한다. 그 사람들이 "에라 모르겠다."하며 지하철에 입성하면 안에 있는 사람들은 더욱더 소리를 지르며 박수갈채를 보낸다. 이렇게 모르는 사람과 한마음이 되어 즐기니 더욱 재미졌다.

 

 

파티하는 동안 친구들을 사귀게 됐다. 왼쪽 두 명은 호주 사람들로 나처럼 관광객이었다. 파티를 좋아해서 Strøm이 여는 페스티벌은 다 갈거라고 했었다. 내 근처 두 명은 덴마크 사람들인데 나이는 나보다 한참이나 어리지만 친해져서 파티 끝나고 바에 가서 같이 놀았다. 밖에는 춥지만 지하철 안은 더운데다가 덴마크 친구들이 가져온 와인과 맥주를 계속 마시다보니 내 몸은 겉잡을 수 없이 벌겋게 되고...

 

 

 

 

 

십대로 추정되는 꾸러기들이 신나 하며 탔다. 십대부터 사십대 정도로 보이는 아줌마 아저씨들까지 한국 페스티벌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신나게 놀다가 갑자기 화장실은 어떻게 가야하는지 궁금해져서 친구들에게 물어봤다. 

 

T: 지하철이 종점에 도착하면 쉬는 시간 줄거니 그 때 해결하면 돼.

나: 하지만 여자화장실은 사람들이 많을거니까 그냥 다른 역에 내려서 화장실 갔다와야겠다.

T: "화장실 없어. 그냥 길거리에서 누면 돼!"

나: (응??? 잘못 들었나???)

T: 덴마크 여자들은 그냥 길거리에서 해결 해.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사실이냐고 몇 번이고 물었지만 정말 사실이라고 했다. 이렇게 발전한 선진국에서 노.상.방.뇨.라니! 아니 남자는 누기 쉽다쳐도 여자가..? 어쨌든 우리는 종점에서 쉬는 시간을 쓰는 대신 다른 역에 내려서 화장실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하지만 내가 있는 곳은 코펜하겐 지하철. 화장실이 잘 되어 있는 한국이 아니었다. 결국 덴마크 친구 T가 충고해 준대로 길거리에서 노상방뇨를 해야 했다. 

 

 

노상방뇨 썰

 

역 근처에 주차장이 하나 있었고 거기서 대놓고 노상방뇨를 하는 여자와 눈이 마주쳐버렸다. 나는 이미 뭐 그녀의 하반신을 다 본 상태라 벙져있었고 같은 여자라해도 민망해서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내게 미소 지으며 자신의 옷을 정리하고 쿨하게 떠났다... 덴마크 친구의 말이 사실임을 증명하는 사례였다.

 

 

 

 

여하튼 다시 가벼워진 몸을 이끌고 역으로 돌아와 파티가 열리는 지하철을 기다렸다. 지하철 안에서 다시 친구들을 만나서 신나게 놀다가 우리는 우리끼리 애프터파티를 하러 바에 가기로 했다. 

 

 

 

 

Strøget 근처에 있는 어떤 바로 갔다. 가는 도중에 어쩌다가 덴마크 젊은이와 미국 젊은이 2명이 합세하게 되어 총 6명이서 바에 갔다. 

 

 

 

 

 

바에 도착하자마자 미국 젊은이가 시킨 샷. 이날 엄청 취해서 바 이름이 뭔지, 술이름이 뭔지도 모르겠다 사실.

 

 

 

 

 

덴마크 친구들 덕분에 정말 코펜하겐에서 잊을 수 없는 하루를 보냈다. 현지인들이 가는 정말 힙스터스러운 바에서 술 마시고 춤도 추고. 나중에는 시끄러운 바에서 벗어나 뉘하운 운하 옆에 걸터 앉아 예쁜 야경을 보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노상방뇨도 하며 즐겁게 보냈다. 

 

섹시하게 생겼지만 알고보니 장난꾸러기였던 T, 스타일리쉬하고 상냥했던 A, 도둑놈 비니를 쓴 친절한 덴마크 젊은이, 남자친구가 한국어로 말하는 걸 dope하다고 말하는 천진난만했던 미국 젊은이. 좋은 추억을 만들어줘서 모두 고맙다.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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