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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네리페 여행|2018 산타 크루즈 데 테네리페 카니발 (Carnival of Santa Cruz de Tenerife) - 난생 처음 스페인 카니발에 가다!

Calisol 2018. 4. 14. 05:13

2018 산타 크루즈 데 테네리페 카니발 (Carnival of Santa Cruz de Tenerife)

 

카니발 시즌인 2월의 스페인은 축제의 열기로 가득하다. 특히 테네리페에서 열리는 카니발은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번째로 유명한데 마침 우리가 여행하는 동안 카니발이 열려 운 좋게도 난생 처음으로 카니발을 즐길 수 있었다.

 

테네리페 곳곳에서 카니발이 열리지만 그 중 산타 크루즈 데 테네리페(Santa Cruz de Tenerife)에서 열리는 카니발이 제일 유명하다. 우리가 갔던 카니발은 'The Burial of the Sardine'. 우리말로 번역하면 '청어 장례식'이다. 사람들은 과부나 성직자 또는 자기 개성에 따라 의상을 입고 카니발을 즐긴다. 거대한 청어 모형을 중심으로 한 퍼레이드부터 애프터 파티까지 테네리페 현지인들과 함께 보냈던 특별한 여행 첫날!

 


 

 

2018 산타 크루즈 데 테네리페 카니발 (Carnival of Santa Cruz de Tenerife)

 

우리의 컨셉은 과부. 미리 장례식 모자와 검은 원피스를 준비해 갔다. 

 

퍼레이드가 시작되는 10시에 맞춰 일찍 거리로 나섰다. 야외바에서 생맥주 한 잔을 샀다. 우리보고 예쁘다고 칭찬하는 바텐더 덕분에 더욱 기분 좋아진 우리는 생맥주를 홀짝홀짝 마시며 거리를 걸어갔다. 웃긴건 길을 걷는 동안 사람들이 우리에게 퍼레이드가 어디서하는지 물어봤던 것. 심지어 현지인들도 스페인어로 우리에게 물어봤다. 이 수많은 서양인 속에서 우리 둘만 유일한 동양인인데, 누가봐도 우린 관광객같은데 말이다. 

 

 

 

 

2018 산타 크루즈 데 테네리페 카니발 (Carnival of Santa Cruz de Tenerife)

 

예쁜 청어 간판. 

 

 

 

스페인 경찰

 

든든한 스페인 경찰들. 어딜가나 경찰들이 지키고 있었고 골목마다 사람들도 많아서 밤에 돌아다니는게 전혀 위험하지 않았다.

 

 

 

 

2018 산타 크루즈 데 테네리페 카니발 (Carnival of Santa Cruz de Tenerife)

 

퍼레이드가 시작하는 곳으로 왔다. 친절한 호텔 직원덕분에 헷갈리지 않고 잘 왔다. 코스튬을 입은 사람들을 보며 신기해하며 사진도 같이 찍었다. 

 

 

 

2018 산타 크루즈 데 테네리페 카니발 (Carnival of Santa Cruz de Tenerife)

 

퍼레이드가 지나가는 어느 골목. 길을 따라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테네리페 맥주 Dorada

 

기다리는 동안 근처 푸드트럭에서 핫도그와 테네리페 Dorada 맥주를 먹었다. 핫도그에 들어간 소세지는 문방구에 파는 소세지를 삶아 놓은듯한 최악의 맛이였지만 생맥주가 맛있어서 다행. 맥주 2잔, 핫도그 2개 해서 총 8유로 밖에 안하는 이 저렴한 물가. 아 행복하다.

 

 

 

산타 크루즈 데 테네리페 카니발 해리포터 가족

 

우리 옆에 있던 가족들. 친구는 해리포터 코스튬을 입은 아이가 너무 귀엽다며 눈여겨 보고 있었다. 엄마로 추청되는 여성분에게 같이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었고, 흔쾌히 좋다고 하셔서 친구와 이 귀여운 가족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퍼레이드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내게 와서 리스트밴드를 채워주며 엄지척을 날리고 사라졌다. 뭐라고 적혀있는지도 모르고 상황인지 어리둥절했다. 그 남자는 저 멀리 어떤 예쁜 여자한테도 밴드를 채워주고 있었다. '뭐지? 예쁜 여자들한테만 주는건가 후훗'하며 기분 좋게 밴드에 적힌 Equipaje De Mano를 번역해봤다. '수화물'. 빵 터졌다. 에라이.

 

 

 

 

2018 산타 크루즈 데 테네리페 카니발 (Carnival of Santa Cruz de Tenerife)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퍼레이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10시에 한다더니 11시가 훨씬 지나서야 시작되었다. 화려한 의상을 입고 곱게 화장을 한 여성 두 분이 선두에 있었다. 내 앞에서 우아하게 포즈를 취해주셨는데 할머니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고 아름다우셨다. 나도 이렇게 늙고싶다.

 

 

 

 

2018 산타 크루즈 데 테네리페 카니발 (Carnival of Santa Cruz de Tenerife)

 

2018 산타 크루즈 데 테네리페 카니발 (Carnival of Santa Cruz de Tenerife)

 

카니발엔 의상도 메이크업도 완벽한 우리보다 훨씬 예쁜 오빠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과부 의상을 입은 사람들을 보면 여자보단 남자들이 대부분이었는데 포즈도 어쩜 이렇게 요염한지. 예쁜 오빠들 보는 재미에 푹 빠져버렸다.

 

 

 

2018 산타 크루즈 데 테네리페 카니발 (Carnival of Santa Cruz de Tenerife)

 

 

2018 산타 크루즈 데 테네리페 카니발 (Carnival of Santa Cruz de Tenerife)

 

2018 산타 크루즈 데 테네리페 카니발 (Carnival of Santa Cruz de Tenerife)

 

이 분 정말 유명하신 분! 카니발 때 어떤 의상을 입을지 몰라 열심히 구글링을 했는데 이 분 사진 정말 많이 봤었다. 인터넷에서만 보던 사람을 실제로 직접 보니 마치 연예인을 보는듯한 기분이었다. 

 

과부 의상을 입은 사람들은 남자 그곳을 형상화한 소품도 많이 들고 다녔다. 관 속에 있는 시체를 자세히 보면 길쭉한 살색깔... 맞다... 그거다. 실제로 보면 꿈틀거려서 정말 웃겼다. 성인용품 점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을 아무렇지 않게 손에 들고 다니고 풍선으로 만들어 들고 다니거나 부케에 넣어 들고다니거나 했다. 외로운 과부를 표현하고 싶은걸까. 재밌는 발상이다.

 

 

 

2018 산타 크루즈 데 테네리페 카니발 (Carnival of Santa Cruz de Tenerife)

 

섹시한 수녀 오빠들.

 

 

 

2018 산타 크루즈 데 테네리페 카니발 (Carnival of Santa Cruz de Tenerife)

 

교황님 오셨다!!! 이분도 구글 이미지 검색에서 봤는데 실제로 보니까 신기하다. 표정도 행동도 근엄하고 관대한 교황님이였음. 우리 옆에 있던 꼬맹이들에게 손으로 머리 만져주고 기도하고 나랑 사진도 같이 찍고! 

 

 

 

 

2018 산타 크루즈 데 테네리페 카니발 (Carnival of Santa Cruz de Tenerife)

 

기타와 노래소리가 들렸다. 앗 아까 사진 같이 찍었던 사람들이다!

 

 

 

 

2018 산타 크루즈 데 테네리페 카니발 (Carnival of Santa Cruz de Tenerife)

 

2018 산타 크루즈 데 테네리페 카니발 (Carnival of Santa Cruz de Tenerife)

 

여기도 과부 오빠들. 과부 의상을 한 사람들은 걸어가면서 통곡하면서 울분을 뱉어내며 걸어간다. 가히 진풍경이었다.

 

 

 

 

2018 산타 크루즈 데 테네리페 카니발 (Carnival of Santa Cruz de Tenerife)

 

거... 거대하다... 핫하다... 핫해...

 

 

 

2018 산타 크루즈 데 테네리페 카니발 (Carnival of Santa Cruz de Tenerife)

 

이분은 오스카 상 줘야한다. 신기했던건 여기에 어린 아이들도 정말 많았는데 부모들은 민망한 기색 하나 없이 이 모습을 보며 아이들과 함께 껄껄 웃어댔다. 

 

 

 

 

2018 산타 크루즈 데 테네리페 카니발 (Carnival of Santa Cruz de Tenerife)

 

특이했던 코스튬과 소품.

 

 

 

 

 

클리넥스 한 통을 손에 들고 통곡하며 지나가던 과부 오빠가 우리에게 휴지 한장을 건네줬다. 우리도 이제 과부 상황극을 시작했다. 

 
 
 

 

 

 

아까 사진 같이 찍었던 귀염터지는 꼬맹이들. 우리 바로 옆에 있어서 눈 마주치면 웃곤 했는데 갑자기 가운데 있는 애가 말을 걸어 왔다. 뭐라고 하는지 몰라서 노 아블라 에스파뇰을 외치니 옆에 호랑이 옷을 입은 형이 통역을 도와줬다. 얘가 나한테 하고 싶었던 말은, 자기 사진 찍고 싶으면 안 물어봐도 된다. 그냥 찍어도 된다며... 내가 사람들 사진 찍기 전 먼저 의사를 물어보거나 손동작으로 사진 제스쳐를 취한 후에 사진을 찍었는데 그 모습을 계속 봐 왔던 것. 이런 배려 넘치는 꼬맹이를 봤나. 그후로도 통역사 형을 통해 내게 계속 말 걸었던 이 사랑스러운 아이. 이름은 지금 잊어버렸지만 아이의 선한 미소는 잊기 힘들거다.

 

 

 

 

 

퍼레이드를 보면서 좋았던건 사람들이 그냥 지나가지 않고, 내 카메라 앞에 와 포즈를 취하거나 우리에게 말을 걸었던 것! 대부분 현지인들은 영어를 잘 못했고 또 우리도 스페인어를 잘 못해서 긴 의사소통은 불가능했지만, 이 낯선 땅 테네리페에 와서 많은 현지인들과 얘기도 하고 어울리니 더욱 특별하지 않을수가 없다.

 

 

 

 

 

대망의 청어 모형이 지나가는 순간. 성직자 코스튬을 입은 남성들이 그 주위를 둘러싸며 같이 걸어갔다. 귀여운 청어 모자에 반해 근엄한 표정이 인상적이었다. 

 

퍼레이드는 특정한 사람들만 들어가는게 아니라 누구든지 참가할 수 있었다. 그래서 청어가 지나가고 나서는 서서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도 퍼레이드 행렬에 끼어 걸어갔다. 맥주도 마셨겠다, 지금 아님 언제 해보냐며 우리도 용기를 내 퍼레이드 행렬에 끼어 걸어갔다. 처음에 지나갈 때는 사람들의 시선에 부끄러웠는데 계속 가다보니 재미붙였다. 옆에 같이 행진하던 사람들은 'Por qué~~~~~~', 'No~~~~~'하며 통곡을 했고 우리도 따라했다. 통곡으로 옆 사람들과 하나가 되고... 얼마나 재밌던지 행진 안 했으면 크게 후회했을거다.

 

 

 

 

 

 

퍼레이드는 청어를 불 태우는 걸로 끝난다. 우린 너무 추워서 끝까지 못보고 호텔로 들어갔다. 친구는 춥고 피곤하다며 자고 싶다고 했다. 그치만 밖에는 애프터 파티가 한창인데 이대론 잠을 잘 수 없어 친구를 끈질기게 설득해 다시 거리로 나왔다. 

 

해변가 근처로 오니 도로는 야외 클럽이 되었다. 야외바와 푸드트럭이 줄지어 있어 여기서 칵테일 한 잔을 했다. 칵테일 마시는 동안 바 사장님은 우리에게 맥주 한 잔씩도 공짜로 주셨다! 야호!

 

 

 

 

 

배고파서 들렸던 푸드트럭. 구운 감자를 반으로 갈라 그 위에 여러 토핑을 올린 Paponazo! 바로 옆에 야외바에서 칵테일이랑 같이 먹으니 꿀맛이었다. 우리가 신기한지 감자 먹는 동안 이것저것 물어보던 사장님. 결국엔 사장님의 요청으로 사진도 함께 찍고.

 

 

 

 

거리 곳곳에는 애프터 파티가 한창이었는데 여기 광장이 제일 사람도 많았고 재밌어보여서 왔다. 광장을 꽉 메운 사람들, 빵빵한 사운드, 디제이, 바 스탠드, 여기가 광장인지 클럽인지 헷갈릴 정도! 바에 파는 칵테일은 하나에 5유로 밖에 안 했고 술도 많이 넣어줘서 좋았다.

 

대부분 레게톤 음악이 나왔는데 나와 친구 둘 다 작년 마드리드 여행하며 레게톤에 꽃혀버려서 음악에 맞춰 신 나게 춤을 췄다.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El Taxi'가 나왔을 땐 세상 행복했다. 아까 피곤해서 나가기 싫다던 친구는 나 보다 더 잘 놀았다. 옥토버페스트나 할로윈 때도 그렇고 주제에 맞춰 코스튬입고 노는건 늘 재밌는것 같다. 결국 파티가 끝날 때까지 있다 숙소로 들어갔다.

 

 

 

 

 

 

 

다음 날 아침, 숙취에 쩐 우리는 라면이 필요했다. 일어나자마자 구글맵으로 아시안마트를 찾아 삼양 컵라면을 사왔다. 라스 아메리카스로 떠나는 날이었는데 가기 전 잠시 관광을 하기로 했다. 바다 옆에 위치한 웅장한 아우디토리오 데 테네리페 건물과 산 후안 성 포스트는 다음에 계속!  

 

 

 

 

 

2월 스페인 남부 여행: 마드리드 > 테네리페 > 세비야 > 카디스 > 코르도바 > 론다 > 그라나다 > 마드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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