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SAN FRANCISCO

미국 일상|2018년 샌프란시스코 새해맞이 불꽃놀이

Calisol 2018. 1. 4. 08:04

샌프란시스코 새해 불꽃놀이

 

서울에서는 새해를 알리는 보신각 종이 울려 퍼졌다. 17시간 후,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새해를 알리는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매해 샌프란시스코 불꽃놀이 행사는 유명 관광지인 페리 빌딩(Ferry Building)에서 열린다. 우리는 불꽃놀이를 잘 감상할 수 있는 명당 자리 중 하나인 트레저 아일랜드(Treasure Island)에서 남편과 함께 결혼 후 첫 새해를 맞이 했다.

 

 

 

 

트레저 아일랜드에서 바라 본 샌프란시스코

 

불꽃놀이는 11시 59분에 시작되므로 미리 2시간 반 전에 트레저 아일랜드에 도착했다. 아직까지 주차할 곳은 많았고 사람들도 많지 않았다. 한국의 불꽃축제 때의 북적거림이 생각 나 더 일찍와야 했나 걱정했는데 다행이었다.

 

 

 

 

 

불꽃놀이 시작 1시간 전 모습. 우리나라 불꽃 축제 때만큼 사람들이 붐비진 않았다. 

 

 

 

 

트레저 아일랜드

 

이곳은 베이 브릿지와 샌프란 도시 배경으로 불꽃 놀이를 잘 감상할 수 있는 곳이라 그런지 망원렌즈를 장착한 카메라와 삼각대를 가져온 사람들이 곳곳에 많았다. 혼잡할까봐 삼각대를 놔두고 왔는데 다음에는 무조건 들고 와야겠다.

 

 

 

 

샌프란시스코 야자수

 

우리도 길가에 자리를 잡고 기다렸다. 바다 한 가운데 있는 섬이라 추울 줄 알았지만 예상외로 앉아 있으니 춥지는 않았다. 기다리는 동안 반짝거리는 도시 야경을 구경하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눴다.

 

 

 

 

트레저 아일랜드에서 바라 본 샌프란시스코

 

트레저 아일랜드에서 바라 본 베이 브릿지와 샌프란시스코 SOMA 지역Financial District지역 모습. 제일 높은 건물은 현재 짓고 있는 Salesforce Tower. 저 건물을 볼 때마다 늘 롯데타워와 참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트레저 아일랜드에서 바라 본 샌프란시스코

 

소마지역과 페리 빌딩이 있는 파이낸셜 디스트릭트 지역. 가운데에서 조금 왼쪽에 보면 바다 앞에 가로로 긴 검은 지붕을 가진 건물이 바로 페리 빌딩. 샌프란시스코 파머스 마켓과 맛집이 있는 곳이다. 가운데 오른쪽 >크리스마스 트리같이 생긴 건물은 Transamerica Pyramid로 세일즈포스 타워 이전에 샌프란에서 제일 높은 빌딩이었다. 건축 당시 더 높게 지으려고 했지만 샌프란 주민의 반대로 더 높게 짓진 못했다고 한다.

 

건물 이야기를 잠시 하자면, 샌프란을 보면 서울이나 뉴욕보다 고층건물 비율은 현저하게 낮고, 모던한 저층 건물과 빅토리안 양식의 주택이 어우러져 있다. 이런 좁은 반도땅 위에 살 사람들은 많고 주민들은 샌프란 고유의 특색에 어울리지 않는 고층건물 건축을 별로 찬성하지 않아 샌프란시스코는 부동산 가격이 미국에서 제일 비싼 도시가 되었다.

 

 

 

 

트레저 아일랜드에서 바라 본 금문교

 

골든 게이트 브릿지소살리토 모습. 사진엔 안 보이지만 이 근처에는 악명 높은 교도소였던 알카트라즈 섬도 있다. 트레저 아일랜드에서는 샌프란 명물들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어서 좋다. 왜 이곳을 진작 오지 않았을까. 매달 마지막 주마다 프리마켓도 열린다고 하니 다음번에 꼭 맞춰 와 봐야겠다.

 

 

 

 

트레저 아일랜드 새해 불꽃놀이

 

불꽃놀이 30분 전. 불꽃놀이 시작할 때도 사람들은 이정도로 붐볐고 강 한국 불꽃축제처럼 사람에 치이거나 가려서 구경하기 힘든건 전혀 아니였다. 하지만 여기 오는 사람들 모두 차를 타고 오기 때문에 1시간 전 부터 섬으로 진입하는 도로는 추석의 귀경길처럼 꽉 막혔다.

 

 

 

 

샌프란시스코 너구리

 

갑자기 사람들이 바다에 뭐가 있다고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궁금한 우리도 바다쪽을 봤다. 너구리 5마리가 있었던 것! 심지어 그 중 2마리는 바다 수영을 하고 있었다. 우리도 주변 사람들도 모두 웃음을 터트리며 사진을 찍어대기 시작했다. 살면서 바다 수영하는 너구리는 처음 봤다. 그나저나 저 너구리들은 도대체 어디서 온 걸까. 태평양 바다 시릴듯이 추운데 말이야.

 

 

샌프란시스코 너구리

 

한 너구리가 우리 가까이로 다가왔다. 

 

나: "꺄악!! 얼굴이랑 포동포동한 몸이랑 진짜 귀엽다!!!!"

남편: "그거 알아? 미국사람들은 너구리 보면 귀엽다기 보다는 징그럽다고 생각해."

나: "왜??"

남편: "너구리들은 집이나 마당에 들어와서 음식 훔쳐 먹는 더러운 동물이야. 그래서 너구리 죽여. 쥐 죽이는 것 처럼 말이야."

나: "헐 이렇게 귀여운 너구리를..."

남편: "나도 어릴 때부터 우리집에 너구리 많이 나타나서 싫어했어. 그런데 이렇게 보니까 귀엽긴 하네."

 

 

 

 

Marinelli's 애플 사이다

 

너구리는 음식을 나눠주는 사람에게로 떠나버렸고 우리는 다시 길가로 돌아와 앉았다. 새해를 축하할 우리의 '축하주'가 아닌 '축하음료수' Martinelli's. 하필 바이러스성 장염에 걸렸던터라 스파클링 와인 대신 스파클링 애플 사이다를 마셨다. 미국에서는 보통 술 못마시는 미성년자들에게 술대신 마티넬리 애플 사이다를 샴페인 잔에다 따라 주고 가족들과 함께 새해를 위한 건배를 한다. 남편은 어릴 때 마티넬리가 담긴 샴페인 잔을 들고 어른들과 건배하는 걸 좋아했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 2018년 새해 불꽃놀이

 

불꽃은 11시 59분에 시작되었고 12시가 딱 되었을 때 남편과 나는 뽀뽀를 했다. 미국에서는 딱 12시가 되었을 때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이나 옆에 있는 사람과 키스타임을 가지는 것이 새해를 맞이하는 또 하나의 미국 문화다. 싱글이라면 새해에 미국으로 여행하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듯.

 

 

 

 

 

샌프란시스코 2018년 새해 불꽃놀이 영상.

 

 

 

 

샌프란시스코 2018년 새해 불꽃놀이

 

20여분간의 아름다운 불꽃놀이가 끝났다. 주차장 나가는데만 1시간 반이 걸렸고 새해부터 매너없는 얄미운 운전자들도 많이 봤지만, 남편 품 속에 꼭 안겨 화려한 불꽃놀이를 보니 아픈 몸을 끌고 나온 보람이 있었다. 

 

이번 새해에는 남편과 더 알콩달콩 잘 지내고 더 잘해줘야겠다. 또 새해마다 하는 결심이지만 이번 새해에는 꼭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는 부지런한 생활을 하리라 다짐했다. 우리 가족들도, 친구들도, 블로그 방문자님들도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가 되길 바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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